(박재환 2000/8/29) 홍콩의 인기 만화 중에 <고혹자>시리즈란 것이 있다. 이 인기만화는 96년부터 영화로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고혹자 인재강호>를 필두로 <맹룡과강>, <쌍수서천>, <전무불승>, <용쟁호투>까지 다섯 편이 만들어졌고, 올해 초 그 여섯 번째 작품으로 <승자위왕(勝者爲王)>이 만들어졌다. 이번 여섯 번째 시리즈는 모종의 이유로 영화사는 '고혹자'라는 표기를 붙이지 못한 채 홍콩과 대만에서 <승자위왕>이라는 제목만으로 개봉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뜻밖에 <동경용호투>라는 새로운 제목을 붙였다. 영화 마지막에 오르는 크레딧을 보면, 이 영화가 <고혹자> 시리즈에서 따왔음이 나타난다.
<고혹자> 시리즈는 홍콩의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폭력써클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진호남(陳浩南)과 산계(山鷄) 등 학생 몇이 나중에 사회로 진출하고, 흑사회(암흑가)까지 연계되면서 펼쳐지는 폭력활극이 현지에서는 꽤나 인기를 모았다. 물론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정이건, 진소춘이라는 불세출의 스타를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고혹자>시리즈가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비디오로 몇 편 출시되기는 하였다.이 영화는 우리나라에는 정이건이나 서기 팬들만 바라보고 개봉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비디오 출시에 앞서 잠깐 극장에서 인사드리는 영화이지만, 홍콩-중국어권 영화팬에게는 꽤나 흥미진진한 영화이기는 하다. 그것은 오랜만에 홍콩-대만의 커넥션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는 홍콩-대만-일본의 암흑가 조직이 나온다. 삼련방(三聯幇) 같은 중국 전통의 흑사회나 야마다(山田祖)같은 일본야쿠자, 홍흥(洪興)파 같은 것은 유명 조직이다. 대만을 배경으로 할 때 나오는 인물 중 그런대로 한국인이 알만한 배우는 진송용(陳松勇)과 금사걸(金士傑)이다. (기억을 환기시키자면 진송용은 <비정성시>에서 양조위 아버지로 나왔던 배우이며 눈썰미 있는 영화팬이라면 <로빙화>도 생각해낼 것이다. 금사걸은 우리나라에 <음식남녀2>라는 터무니없는 제목으로 개봉된 <四個廚師一圍菜>라는 영화에도 나왔던 국내에 알려진 얼마 안되는 대만출신 배우중의 한명이다.) 물론 일본측 배우로는 언제부턴가 홍콩영화에서 일본 악당역이라면 도맡아서 하는 치바 신이치(千葉眞一)라는 배우가 나온다. 물론 홍콩 배우로는 정이건, 진소춘을 비롯하여 <진심화>에서 풋풋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하윤동 등이 나온다. 좀더 중국어권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가수량(柯受良)이나 장료양(張耀揚) 얼굴도 알아볼 것이다.
영화는 상당히 스케일이 큰 각본을 다룬다. 홍콩-대만-일본의 대표적 흑사회 조직이 강철같은 대오를 형성하자고 약속하지만 배반자가 생겨나고, 하나씩 제거하면서 점점 세력을 확충시켜나간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야기가 나뉘어 진행된다. 두 조직의 정략적 결혼식이 <대부>의 오프닝 씬을 터무니없이 따라하는 것 같지만 그런대로 갈등구조 혹은 이야기의 국제성을 환기시킨다. 물론 규모가 클 것 같았던 이 영화는 뒷수습을 고사하고, 인물 설정부터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있었던 부분은 대만의 총통 취임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아시다시피 대만 정국은 지난 50년간의 국민당 통치시대를 끝내고, 만년 야당이었던 민진당의 천 수이삐엔(陳水扁)이 대만의 새로운 총통으로 당선되었다. 천 수이삐엔은 대만의 수도 타이뻬이 직선시장으로 재임할때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펼쳤었다. 당시 타이뻬이에 즐비했던 터키탕, 도박장, 사창가... 등등은 천수이삐엔 시장의 밀어붙이기식 개혁으로 다 쫓겨나다시피 하였다. 그런 그가 대만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뽑혔으니 사실 대만의 흑사회는 불안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흑사회 이야기를 다루면서 대만의 세태를 꼬집기도 한다. 지난 50년간 국민당 세력과 암흑가 세력은 부인못할 정도의 커넥션을 맺어왔다. 영화에서는 천수이삐엔 정부의 연락책이 대만의 한 암흑가 조직 보스에게 "당신이 암흑가를 정비하는 조건으로 당신만을 살려놓겠다. 나머지는 모두 처단하다" 뭐 이런 식의 언질을 준다. 물론 나중에는 "우리 천수이삐엔의 새 정권은 암흑가의 어떠한 조직과도 연관이 없으면 이들을 철저히 응징하고 뿌리뽑을 것이다" 이렇게 선포한다.
관심을 갖고 보자면 이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을 법도 하지만, 만들어진 영화는 결코 그러하질 못하다. 정이건의 눈빛 연기조차 볼 틈도 없이 미미한 역할에 만족해야 했고, 진소춘의 장난기 어린 연기는 여전하고, 그것보다 더 변함 없는 것은 서기의 대책없는 어리광 연기이다. 차라리 진송용이나 치바신이치의 묵직한 연기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지기도 한다.
원래 홍콩영화가 그렇다고 실망하지 말고, 정권교체기에 적절한 영화를 기획하는 왕정이나 문준, 유위강에게 경의를 표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이 세 사람은 'BOB-최가박당'이라는 영화사를 만들어 각자 제작-각본-감독이라는 철저한 제작라인을 형성하였기 때문이다.<진심화>의 그 순진한 하윤동이 이 영화에서 그렇게 나쁜 놈 역할을 한 것도 의외지만, 그렇게 형편없는 연기를 한 것은 정말 의외이다. <고혹자>시리즈의 영문 제목은 < Young and Dangerous>이다. (박재환.2000)
In *Born to Be King* (2000), rival underworld factions from Hong Kong, Taiwan, and Japan forge uneasy alliances amid betrayals and power grabs, involving political marriages and triad eliminations during Taiwan's shifting regime. Stars Andy Lau, Nicholas Tse, Shinichi Chiba, and Chen Sung-yong navigate the large-scale crime saga blending yakuza and triad elements. This ambitious co-production explores organized crime dynamics across borders with action-packed confrontations. Despite strong charismatic performances, the sprawling narrative suffers from underdeveloped characters and messy resolution, falling short of its epic potential. ★Reviewer: Park Jae-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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