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씽] 교도소의 셰익스피어 극단 (그레그 퀘다르 감독, Sing Sing, 2023)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자가 수용되는 교도소를 예전엔 감옥, 형무소라 불렸다. 속된 말로 ‘큰집’이나 ‘학교’라 말하기도 한다. 그곳에 있으면서 인생을 배운다기보다는 범죄 스킬을 배우고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수형자를 수용, 구금하는 차원을 떠나 교정, 교화하는 시설로 기능해야하는 곳이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런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수감자들의 세력 다툼, 폭력적인 간수, 사랑하는 가족, 연인과의 이별 등 어두운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아니면 복수를 위한 충전소 같은. 그레그 퀘다르 감독의 영화 〈씽씽>(Sing Sing)은 그런 교도소와 교도소 스토리를 벗어난다. 담장과 철조망과 철창 속 죄수들의 교화가능성을 살펴보자.

 영화 <씽씽>은 잡지(Esquire)에 기고된 기사에서 시작된다. 존 H. 리처드슨이 2005년 쓴 기사는 ‘The Sing Sing Follies’이다. 미국 뉴욕의 씽씽 교도소(Sing Sing Correctional Facility)에서 행해지는 수감자 교화프로그램(RTA)을 소개한 글이다. 그레그 감독은 오랜 준비과정을 거쳐 이 영화를 완성했다. 씽씽 교도소는 ‘예술을 통한 재활’(Rehabilitation Through the Arts, RTA)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수감자들은 직접 희곡을 쓰고, 무대 장치를 제작하며, 연기를 통해 한 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그런 창작/표현 활동에 참여하면서 교도소에 갇힌 예비범죄자가 아니라 ‘사회복귀의 안정적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소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참여자들이 이런 활동의 필요성을 느낄까.

  씽씽 교도소 수감자 디바인G는 가장 열성적으로 RTA 활동에 참여하는 인물이다. 방금 셰익스피어 극을 하나 끝내고 뿌듯해 한다. 브렌트 감독의 지도하에 많은 수감자들이 극에 푹 빠져 지냈던 것이다. 하지만 연극이 끝나면 현실이다. 비상 사이렌이 울리면 그도 재빨리 땅바닥에 엎드려야한다. 팔을 뻗고, 얼굴을 땅에 파묻어야한다. 교도소란 그런 곳이다.

 이제 새로운 작품을 준비한다. 자신이 쓴 대본을 무대로 올릴 기회라고 은연 생각 중인데 새로운 인물 ‘디바인 아이’가 등장한다. “왜 어려운 작품을 하지? 죄수들은 가벼운 코미디를 더 좋아할 텐데”라며 딴죽을 걸고 결국 늘 공연해 오던 비극이 아니라 가벼운 코미디를 하게 된다. 이곳에 수감된 사람들은 모두 사연이 있다. 중범죄를 저지르고, 가족과 단절되고, 출감 후 미래도 암울하고, 희망 없는 가석방심사에 매달리는 것이다. 그런 암울한 현실에 비극이든 희극이든 연극을 한다는 것은 그들에겐 힐링 타임이 되는 셈이다. 영화는 실제 2005년 RTA 공연 <미이라의 암호를 깨다>(Breakin' the Mummy's Code)를 다룬다. 고대 이집트 왕실의 왕자 이야기로 시작해서 해적, 검투사, 프레디 크루거, 햄릿 등이 등장하는 떠들썩한 시간여행 연극이다. 

 콜만 도밍고가 연기한 존 ‘디바인 G’ 위트필드는 고등학생 때부터 연극을 좋아했고, 예술을 사랑한 인물이지만 누명을 쓰고 수감되어 ‘씽씽 극단’을 이끄는 것이다. 모범수처럼, 죄수들의 큰형처럼 지내던 그의 앞에 나타난 클래런스 ‘디바인 아이’ 맥린 때문에 그의 기세는 한 번 꺾인다.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둘은 의기투합하여 길을 개척해 나간다.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이런저런 일이 생긴다. 가석방 심사에서 떨어져 절망하고, 급사하는 ‘감방 동료’도 있다. 그들은 ‘그럼에도’ 연극을 완성시키기 위해 연기 연습에 매달린다.

 200만 달러의 제작비, 16mm 필름으로 완성된 이 영화는 철조망 담장으로 분리된 교도소 안과 밖의 세상, 그 공기의 무게까지 묵직하게 담아낸다. 영화는 콜만 도밍고의 빛나는 연기로 감옥의 슬픔과 죄수의 비애와 창작의 기쁨을 오롯이 전해준다. 실제 그가 연기한 존 ‘디바인 G’ 위트필드도 씽씽의 RTA 죄수였다. (이 영화에 카메오로 등장한다) 그 외 ‘디바인 아이’를 비롯해 많은 실재 RTA출신 출소자들이 이 영화에서 ‘자신의 역할’을 연기한다. 

 어쩌면 그곳은 가장 처절한 연기를 펼쳐야할 공간일지 모른다. 차갑고, 폭력적이다. ‘감방’의 큰 형님, 운동장의 살인마, 진압봉을 든 교도관들의 차가운 눈초리에서 최대한 선량하게 보여야하고, 결코 무시당하지 않을 눈빛을 항상 감추고 있어야하니. “죽느냐 사느냐” 필사의 연기가 필요할 것이다. (박재환.2026)

▶씽씽 (원제: Sing Sing) ▶감독: 그레그 퀘다르 ▶출연: 콜맨 도밍고, 클라렌스 맥클린, 션 산 호세 ▶수입/배급:오드 AUD ▶개봉:2026년 10월 21일/15세이상관람가/106분

SING SING (2023) is Greg Kwedar's quiet miracle about Rehabilitation Through the Arts (RTA), a real program at Sing Sing Correctional Facility. Inmates write, build sets, and stage a play - from Shakespeare to a wild time-travel comedy Breakin' The Mummy's Code. Coleman Domingo shines as Divine G, who leads the troupe, clashing and bonding with newcomer Divine Eye. Shot on 16mm for under $2M with real RTA alumni acting as themselves, it turns prison acting - to survive - into stage acting - to heal. Not a prison-break film, but a film about breaking back into huma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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