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개봉영화(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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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해전 (김학순 감독,2015)
[연평해전 리뷰] 진정한 ‘배달의 기수’ 지금은 지상파에서 사라진 전설적 TV프로그램이 있다. ‘배달의 기수’라는 국방홍보영화이다. 지금은 대부분 희화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거론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군과 민의 소통과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남북 대치상황에서 전방과 후방이 따로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꽤나 진취적인 국방부 홍보영상물인 셈이다. 그런데 요즘은 국군이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 때 국방부의 협찬을 받기도 어려울뿐더러, 충무로에서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도 드물다. 몇 년 전 ‘알투비’라는 공군‘협찬’영화가 기억될 뿐. 오늘 꽤나 의미 있는 영화가 개봉된다. 김학순 감독의 ‘연평해전’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지난 2002년 6월 29일, 대한민국이 온통 월드컵 분위기에 휩싸였을 때 서해..
2015.06.24 -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1938년, 케이죠(京城) 쇼조(少女) 사라지다 (이해영 감독,2015)
1938년의 한반도 풍경을 상상만이라도 해볼 수 있는 영화가 한 편 개봉된다. ‘천하장사 마돈나’와 ‘페스티발’이라는 독특한 영화를 만들었던 이해영 감독의 세 번째 감독 작품이다. 만약 그 두 영화를 봤다면 이번 영화도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박보영이 ‘늑대소년2’를 찍은 것은 아니니 말이다. 1938년 녹음이 푸르른 어느 여름날, 세단차 한 대가 수풀 우거진 산길을 달려 경성에서 가까운 한 요양학교에 들어선다. 계모의 손에 이끌린 주란(박보영)은 소녀들만 있는 학교에 편입한다. 처음엔 폐병 환자처럼 쿨럭이던 주란에게 교장(엄지원)은 매일 아침 주사를 맞힌다. 모든 학생들은 건강해진다는 약을 먹고, 체육시간에는 멀리뛰기를 한다. 잘 달리고 멀리 뛰는 우수학생에게는 일본유학이라는 달콤한 약속도 주..
2015.06.17 -
무뢰한 (오승욱 감독,2015)
[무뢰한 리뷰] 못난 사랑 '무뢰한' ‘무뢰한’을 감독한 오승욱 감독은 서울대 미대(조소과) 출신이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에서 유려한 미장센을 먼저 논할 필요는 없다. 미술 대신 영화가 좋아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살고 싶다’(93) 연출부를 거쳐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97) 조감독을 했다. 심은하가 출연한 멜로 ‘8월의 크리스마스’(98)의 각본도 썼고, 마침내 지난 2000년에 하드보일드 액션 ‘킬리만자로’로 영화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전국 관객은 겨우 9만 5천 명!) 그리고 15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감독작품이 바로 이 ‘무뢰한’이다. 15년의 세월이 걸린 것은 그만큼 충무로에서 작가주의 영화, 혹은 장르영화를 제대로 만든다는 것이 어렵다는 말일 것이다. 몇 번의 좌절 끝에 전도연과 ..
2015.06.03 -
[리뷰] 살인의뢰, “우리들의 불행한 시간”
[리뷰] 살인의뢰, “우리들의 불행한 시간” 흉악범은 자신이 저지른 죄에 해당하는 무거운 벌을 받아야한다. 인륜을 저버린, 도저히 인간이 저지른 짓이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는 죄를 지은 자들은 마땅히 극형을 받아야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된 것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임기를 두 달 남겨둔 1997년 12월 30일이었다. 이날 그동안 집행이 미뤄진 사형수 23명이 한꺼번에 교수형 당했다. 이후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 까기 그 어느 법무부장관도 사형집행을 결재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국제엠네스티가 인정한 ‘사형제도는 폐지되지 않았지만’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실질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하고 있단다. 현재 사형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자는 58명에..
2015.03.16 -
[오마르] 중동의 화약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 Omar, 2013)
‘세계의 화약고’,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는 곳은 대개 이 지역이다. 이라크, IS창궐지역, 그리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일대이다. 그중 ‘이스라엘의 비극’, 혹은 ‘팔레스타인의 비극’은 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시작되었다. 물론 그 씨앗은 2천 년 전에 뿌려졌지만. 시나이반도 땅에 이스라엘이 정착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점점 그곳에서 내쫓기고 생존의 공간이 축소되어왔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마저 격렬히 비난하는 것은 이스라엘에 의한 일방적인 장벽설치(West Bank barrier)이다. 이스라엘은 테러공격을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2002년부터 요르단강 서안에 총길이 712킬로미터의 장벽공사를 하고 있다.(현재 62%완공되었단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거지역을 높다란 콘크리트 장벽으로 에워싸..
2015.02.05 -
[쿵푸 허슬] 이소룡의 기억, 막대사탕의 순정 (주성치 감독 功夫, Kung Fu Hustle, 2004)
(박재환 2005.1.12.) 홍콩 최고 흥행작품은 2001년 여름에 개봉된 주성치의 [소림축구]이다. 이 영화는 홍콩에서 모두 6천만 HK$의 수익을 올렸다. 오늘(2005.1.12) 현재 주성치의 신작 [쿵푸 허슬]은 5,431만 HK$의 수익을 올리며 자신의 최고 기록 갱신을 준비 중이다. 물론, 이 영화는 중국에서만 이미 1억 6천 만元의 흥행수익을 올려 중국영화 역사상 가장 높은 흥행수익을 올린 중국어영화로 기록되게 되었다. 이연걸과 주윤발이 떠나버리고 성룡이 그다지 이름값을 못하고 있을 때 주성치는 자신의 '네임 벨류'를 엄청나게 증폭시키고 있다. [소림축구]는 기존의 주성치 영화세계뿐만 아니라 홍콩영화의 '넥스트 버전'이 어찌해야하는가를 명시적으로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다. 홍콩이 자랑할 만한..
2008.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