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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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달타냥의 모험, 황당버전
베를린 찍고, 부산 찍고, 도쿄 찍고.. 근사한 외관의 ‘영화의 전당’에서 막을 올린 부산국제영화제는 명실상부한 국제적 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국제영화제가 국제영화제다우려면 일단의 상영되는 영화가 국제적이어야할 것이다. 화려한 외관과 개막식 패션 쇼 같은 이벤트가 아니라 영화 그 자체가 경쟁력과 소구력을 가져야할 것이다. 그동안 못 보던 영화, 화제의 영화, 숨은 걸작, 내일을 책임질 감독들의 재기 넘치는 작품들이 골고루 포진되어 영화팬들의 기호와 욕망을 채워줄 수 있어야할 것이다. 그런데 일부 영화팬들은 “왜 국제영화제랍시고 할리우드 톱스타들은 안 오냐?”라고 그런다. (돈이면 다 해결된다. 이전에 홍콩의 모 톱스타를 데려오려고 하니 호텔 최고급 룸은 물론이고 수행인원 몇 십 명에 전용기를 요구하였단다..
2011.10.14 -
[리얼 스틸] 진짜 철권의 로봇 파이터
한때 복싱은 마라톤과 함께 헝그리 스포츠의 대표종목이었다. 가난한 시절 몸뚱이 하나로 처절하게 두들겨 맞으며 부와 명예를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그것을 지켜보는 관객/시청자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펀치 한 방에 날려 보낼 수 있는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고 자신의 숨겨진 야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런 헝그리 복서 김득구가 미국 라스베가스의 호화로운 호텔 특설 링에서 합법적으로 두들겨 맞다가 결국 유명을 달리한 것도 야만적 스포츠 게임의 결과였다. 이후 복싱은 올림픽 퇴출론이 줄기차게 나올 만큼 위험종목이 되었고 더불어 헤드기어 착용과 함께 너무나 세심한 아마 경기의 룰은 복싱 자체를 싱거운 게임으로 만들어갔다. 대신 희한한 볼거리의 프로레슬링과 듣도 보도 못한 육체의 부대낌..
2011.10.05 -
[샤크 나이트 3D] 3D로 만들면 더 무섭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이후 할리우드에서는 3D영화가 대세라며 멀쩡하게 잘 만들고 있던 (2D)영화까지 3D로 변환시키는 소동이 있었다. 영화제작자 입장에서 보자면 3D로 만든 영화는 평균 티켓가격이 더 높으니 3D제작은 해볼 만한 시도였다. 극장입장에서 보아도 하루가 다르게 각종 신개념 디지털 디바이스와 홈무비 서비스가 쏟아지는 판국에 3D는 괜찮은 비즈니스 돌파구였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수용자 입장. 제임스 카메론 같이 돈을 쏟아 붓지 않는 이상 요즘 만들어지는 3D는 유원지에서 만나면 ‘귀신의 집’ 이상의 깜짝 쇼를 하기엔 한계에 봉착하였다. 이젠 3D영화 타이틀 달고 개봉되면 “컴컴하다.” “눈이 피로하다”, “내용은 어디 갔나” 같은 불만의 소리가 함께 쏟아질 지경에 이른 것이다. 지금 그런 리..
2011.09.15 -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원숭이,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 그리고 인간
찰톤 헤스톤이 주연을 맡았던 SF영화 ‘오리지널’ 은 1968년도에 만들어진 영화이다. 우리나라 극장에서도 개봉되었고 TV에서도 몇 차례 방송되었다. TV에 처음 방송될 시절(아마 1970년대 흑백시절)을 되돌아보면 참 신기한 면이 있다. 그 당시엔 비디오도 없었고, 시네마테크도 없었던 시절이다. 물론 유튜브도, 블로그도 없었다. 그런데 이 방영된 다음날 학교에서는 어린애들이 왁자지껄 그 영화를 두고 하루 종일 떠든다. 줄거리와 장면을 세밀하게 떠올리고 즐거워하고 신나게 ‘감상을 공유’하는 것이다. 물론 만 그런 게 아니었다. 아이들은 전날 방송된 만화영화 의 명장면을 리플레이하고, 의 무서운 장면을 더욱 무섭도록 재연한다. 나는 문득 그 시절의 인간의 기억력은 지금(2011년)의 인간들보다 더 뛰어나지..
2011.08.22 -
[카우보이 앤 에이리언] 제 3종과의 결투
한때는 서부극이 최고의 인기 장르였던 시절이 있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인상 잔뜩 찌푸린 차가운 총잡이의 면모를 보여 주기 전에 존 웨인이란 전설적 거물이 있었다. 물론 이들 말고도 한 시절을 풍미한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서부극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알란 랏드, 글렌 포드, 율 브린너, 게리 쿠퍼, 제임스 스튜어트 등등. 수많은 헐리우드 스타들이 총 한번 씩, 아니 여러 번씩 쏘아보았다. 존 포드와 샘 페킨퍼 감독을 거치면서 서부극은 수십 년 동안 할리우드 최고의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정의의 보안관도 있었고 천하의 악당도 있었다. 못된 인디언을 척결하는 백인 기병대도 있었으며 거꾸로 인디언 영역을 침범한 백인 무리를 처단하는 수정주의(?) 서부극도 있었다. 스파게티 혹은 마카로니 ..
2011.08.12 -
[개구쟁이 스머프] 스머프가 돌아왔다. 가가멜도 함께.
우리나라에 파란 요정 스머프가 처음 방송된 것은 1980년대이다. 이번 여름에 ‘실사+애니메이션(CG)’ 합성영화로 개봉될 영화의 제목은 지만 그 당시엔 표준어 표기법에 따라 로 KBS 2TV 평일 저녁에 방송되었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 만화영화를 기억할뿐더러 “랄랄라 랄랄라~”라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알고 보니 스머프는 만큼이나 역사가 오래된 캐릭터이다. 삐삐는 스웨덴에서 태어났고 스머프는 벨기에가 고향이다. 페요라는 필명의 작가 피에르 컬리포드가 1958년에 처음 펴낸 동화책에 등장한다. 깊은 숲속에 버섯같이 생긴 집을 짓고 공동생활을 하며 각기 맡은바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며 행복하고 평화롭게 잘 살아가는 이 정체불명의 생물체 이야기는 오랫동안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와 ..
2011.08.04 -
[트랜스포머3] 달의 뒷면에는 무엇이 숨어있을까
올 여름 개봉영화 가운데 영화팬들에게 가장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은 아마도 마이클 베이 감독의 울트라 블록버스터 일 듯하다. 이 영화는 어제 한국에서 기자시사회를 갖고 본격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미 이 영화의 예매점유율이 90%를 상회한다고 하니 어느 정도 기대작인지 알만하다. (전작 두 편 모두 7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 모았었다) 외계에서 지구로 날아온 변신 카-로보트가 어떻게 은닉잠복하고 있으며, 마이클 베이까지 동참한 3D의 기술진화는 어디까지 이르렀을까. 오토봇! 출동준비, 지구를 지켜라! 달의 어두운 뒤쪽 면 3편의 부제는 ‘Dark of the Moon’이다. 아마 핑크 플로이드의 프로그레시브 록의 명반 을 떠올릴 것이다. 항상 지구와 같이 자전하기에 지구의 어느 편에 살던 달..
2011.06.28 -
[슈퍼 에이트] 아이들이 ‘8밀리’로 찍었어요... 에일리언을 (JJ 에이브럼스 감독 Super 8, 2011)
(박재환, 2011.6.15.) 브라이언 드 파머, 오우삼 감독의 뒤를 이어 세계적인 흥행대작 의 3편의 연출을 J.J. 에이브럼스라는 사람이 맡기로 했을 때 반신반의했다. 의 맥지 감독처럼 뮤직비디오 스타일의 비주얼한 작품을 내놓으려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이 사람은 TV와 영화 쪽을 오가며 깜짝 놀랄 작품을 쏟아내고 있다. 누구냐고? 전설적 미드 에 산파 중의 한 사람이다. 그가 스티븐 스필버그와 손잡고 무언가 비밀스런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을 때 아마도 속편 쯤 되나 싶었다. 보름 정도 전에 다른 영화의 시사회가 시작될 때 사전에 아무런 고지 없이, 제목 안내조차 없이 10분 남짓의 영화가 깜짝 상영되었다. 미국 청소년 아이들이 한밤에 옹기종기 모여 8밀리 영화를 찍고 있는 호젓한 기차..
2011.06.15 -
[내 이름은 칸] 조하르 사룩칸 이스 나트 테허리스뜨!
최근 인도 영화 한편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카란 조하르 감독의 이란 작품이다. 한해에 영화가 500편 이상 만들어진다는 영화대국 ‘볼리우드’ 인도에서 작년 최고흥행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주인공은 인도에선 ‘장동건+이병헌’급 인기를 받고 있다는 사룩 칸이다. 한국에서의 인도영화는 극소수의 매니아들만 찾아보는 이국적 취향의 대상이다. 아마 를 대한민국 극장에서 본 영화팬이라면 인도영화 특유의 발랄, 쾌활, 유쾌함을 알 것이다. 인도 사람들은 영화를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끼며, 그 안에서 진정한 환락을 즐기는 민족이다. 그런 나라에서 만든 은 조금 다른 영화이다. 묵직한 주제를 다룬다. 무슬림에 쏟아지는 서구인의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무하마드, 압둘라, 후세인이란 이름은 오사마 빈 라덴의 친..
2011.04.07 -
[녹원의 천사]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녀가 12살 이었을 때... (National Velvet)
세계의 미녀, 행성 최고의 미녀,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지난 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할리우드 영화역사상 가장 뛰어난 미모를 가진 여배우로 평가받고 있으며 아무리 연예 찌라시에는 관심없어할 사람이라도 결혼을 예닐곱번씩이나 한 여자란 걸 세상이 다 아는 톱스타이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리즈 테일러로 불린다. 나도 어릴 땐 리즈의 영화를 꽤 본 것 같은데 의외로 리뷰올린 것 있나 찾아보니 란 멜로물 밖에 없더라. 세상에 이럴 수가. 지금 거론되는 리즈 테일러의 작품들은 모두 멜로 드라마이다. 그리고 문학성이 강한 작품들이다. 내가 기억하는 리즈 테일러 대표작은 아카데미 수상작 두 편이 아니다. 바로 란 작품이다. 리즈 테일러 사망보도를 듣자마자 떠오른 작품이 ‘인터내셔널 벨벳’이었다. 그런데 찾아보니..
2011.03.28 -
[킹스 스피치] “아아 마이크 테스트. 사랑하는 나의 국민 여러분......”
지난 주 일본 동북부엔 리히터 진도 9라는 엄청난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고 곧바로 쓰나미가 몰려와서 해안마을은 초토화시켰다. 게다가 해안지역에 건설된 원전은 통제 불능의 상황에 빠져들었고 일본 열도 전체는 공포에 휩싸였다. 뉴스에 보도되는 일본인 특유의 ‘표출하지 않는 민족성’은 전 세계를 지진의 진도만큼이나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입헌군주국가 일본의 천황은 비디오 영상으로 “국민여러분 힘내세요.”라는 대국민메시지를 발표한 모양이다. 의외로 일본매체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것 같지 않다. 일본 천황이란 게 예전같이 민족의 구심점 역할을 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현재로선!) 1945년 전후 맥아더 장군이 천황제 폐지를 한때 검토했다가 거둬들여야 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정..
2011.03.18 -
[블랙 스완] 처녀와 창녀, 그리고 완벽한 백조
지난 주말(LA 현지시각) 열린 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예상대로 여우주연상은 에서 열연한 나탈리 포트만에게 돌아갔다. 에서의 그 깜직 맹랑한 소녀 마틸다가 언제 저렇게 화려한 오스카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대견하기도하다. 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공연에서 여주인공 역을 간절히 원하는 한 소녀의 정신적 방황을 다룬 심리 드라마이다. 나탈리 포트만의 발레에 대한 열정과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여전한 환상적 연출력은 이 영화를 통해 소녀의 성장 공포를 절절히 그려낸다. 백조와 흑조의 완벽한 조합 뉴욕발레단은 새로운 공연을 준비 중이다. 를 새롭게 해석하여 무대에 올리려는 감독은 주인공을 누구에게 맡길지 고민 중이다. 청순, 가련의 순백의 영혼을 지닌 백조 역으로는 니나가 적임임을 잘 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2011.03.01 -
[생텀] 제임스 카메론의 지구 속 3D탐험대
키아누 리브스가 멋지게 나왔던 1999년 작품 이후 한동안 ‘매트릭스 제작자 조엘 실버가 제공하는....’이라는 문구가 영화의 홍보 포인트가 된 적이 있다. 영화제작자란 게 도장만 찍으면 되는 것인지 몰라도 이 조엘 실버란 사람 이름을 단 영화가 꽤 쏟아졌다. 작년 전 세계를 3D열풍으로 몰아넣은 대작 의 영향은 어떨까. 확실히 극장가에 3D라는 후폭풍을 몰고 왔고 당연히 제임스 카메론의 이름값은 덩달아 뛰어올랐다. 이라는 영화가 곧 개봉되는데 포스트 상단을 뒤덮는 카피는 이렇다. 제임스 카메론 초특급 극비 프로젝트 뭔가 굉장한 걸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름과 영화이다. 설 연휴 전날 시사회가 열렸다. 어찌 잔뜩 기대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도 거의 없고, 제임스 카메론의 ‘극비’ 프..
2011.02.08 -
[127시간] 저 푸른 하늘을 ‘살아서’ 다시 보고 싶어서...
현대인(도시인/직장인)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 그래서인지 범죄의 양상도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에서 주인공 크리스천 베일은 펀드매니저였다. 하루에 수억 달러를 손아귀에서 굴려도 심적 부담감은 엄청나다. 그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책은 ‘재미로 하는’ 살인이었다. 결국 극약처방은 아웃도어 스포츠의 유행이다. 굳이 익스트림 스포츠가 아니더라도 주말이면 들과 산으로 야성을 찾아 떠난다. 여기 또 다른 현대인이 있다. 그의 직업은 엔지니어이다. 그는 주말이면 짐 싸들고 가방 챙겨 훌쩍 산으로 떠난다.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동행도 없이. 익숙하게 물병에 물을 넣고 등산장비를 챙겨서 산악자전거를 싣고 SUV를 타고 유타 주의 끝없이 붉은 바위로 이루어진 산으로 향한다. 그는 묵묵히 달리고, 뛰고, 걷고, 암..
2011.01.27 -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톨스토이는 왜 객지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었는가
지난 달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기간에 중국에서 발행된 한 주간지의 커버스토리는 톨스토이였다. 정확한 제목은 이다. 왜 뜬금없이 이런 문학기사, 혹은 혁명관련 이야기가 다루어졌는지 보니 11월 20일은 톨스토이가 타계한지 딱 100년이 되는 날이란다. 중국의 유명 시사주간지에서 커버스토리로 다룰 만큼 톨스토이의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문학적 성취이든, 정치사상사 측면에서의 거대한 영향력이든 말이다. 미국에서도 톨스토이의 작품이 영화화되었었다. 물론 아주 오래전에 말이다. 그런데 작년에 톨스토이가 숨을 거두기 전 마지막 1년 정도의 삶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만들어졌다. 마이클 호포먼 감독의 (원제 The Last Station)이라는 작품이다. 이미 재미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소문이 났..
201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