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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법학자, 그사람 백충현] 독도와 외규장각 의궤를 지켜낸 법학자 (김영사, 이충렬 지음)
대학에서 ‘진짜’ 전공을 찾을 때는 ‘진짜’ 고심해야한다. 1957년 서울대학교 법대에 입학한 백충현은 ‘국제법’을 선택한다. 국제법이 왜 필요한지는 ‘한일협정’과 ‘독도’ 문제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국제법학자인 백충현 교수의 생을 따라간 책이 나왔다. 김수환, 전형필, 최순우, 김환기 등의 전기를 쓴 이충렬 작가가 내놓은 신간이다. 이충렬 교수는 동료들이 판검사로 입신양명을 꿈꿀 때 홀로 국제법 학자의 길을 선택한다. 20대 후반부터 독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에 매진해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국제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이 책에서 처음 공개되는 사료인 를 입수,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명백히 밝힌다. 또한 20년 동안 논쟁을 불러일으킨 프랑스 외규장각 의궤 반환 문제에 ..
2017.08.15 -
소수의견 (김성제 감독,2015)
[리뷰] ‘소수의견’이 ‘다수의견’이 되는 어느 사회 김성제 감독의 영화 ‘소수의견’은 촬영을 끝내고도 1년 반이나 창고에서 필름을 썩혀야했다. 당초 이 영화의 배급을 맡기로 했던 CJ 측이 뚜렷한 이유 없이 개봉을 미루다가 결국 다른 배급사에 의해 가까스로 개봉이 되었다. 짐작은 간다. 얼핏 보아도 용산철거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에, 사법정의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굉장히 불편한 영화일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김성제 감독 말마따나 법정스릴러로 이 영화를 본다면 영화는 어떨까. ‘서대문구 북아현 13구역 6블럭’ 뉴타운 재개발을 위한 강제철거가 진행된다. 곧 철거될 운명에 놓인 건물 하나를 본거지로 결사항쟁하는 철거민들이 있고, 진압장비를 갖춘 경찰과 용역이 진입한다. 멀리서 사회부 기자들이 흥분하..
2015.06.29 -
연평해전 (김학순 감독,2015)
[연평해전 리뷰] 진정한 ‘배달의 기수’ 지금은 지상파에서 사라진 전설적 TV프로그램이 있다. ‘배달의 기수’라는 국방홍보영화이다. 지금은 대부분 희화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거론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군과 민의 소통과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남북 대치상황에서 전방과 후방이 따로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꽤나 진취적인 국방부 홍보영상물인 셈이다. 그런데 요즘은 국군이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 때 국방부의 협찬을 받기도 어려울뿐더러, 충무로에서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도 드물다. 몇 년 전 ‘알투비’라는 공군‘협찬’영화가 기억될 뿐. 오늘 꽤나 의미 있는 영화가 개봉된다. 김학순 감독의 ‘연평해전’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지난 2002년 6월 29일, 대한민국이 온통 월드컵 분위기에 휩싸였을 때 서해..
2015.06.24 -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1938년, 케이죠(京城) 쇼조(少女) 사라지다 (이해영 감독,2015)
1938년의 한반도 풍경을 상상만이라도 해볼 수 있는 영화가 한 편 개봉된다. ‘천하장사 마돈나’와 ‘페스티발’이라는 독특한 영화를 만들었던 이해영 감독의 세 번째 감독 작품이다. 만약 그 두 영화를 봤다면 이번 영화도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박보영이 ‘늑대소년2’를 찍은 것은 아니니 말이다. 1938년 녹음이 푸르른 어느 여름날, 세단차 한 대가 수풀 우거진 산길을 달려 경성에서 가까운 한 요양학교에 들어선다. 계모의 손에 이끌린 주란(박보영)은 소녀들만 있는 학교에 편입한다. 처음엔 폐병 환자처럼 쿨럭이던 주란에게 교장(엄지원)은 매일 아침 주사를 맞힌다. 모든 학생들은 건강해진다는 약을 먹고, 체육시간에는 멀리뛰기를 한다. 잘 달리고 멀리 뛰는 우수학생에게는 일본유학이라는 달콤한 약속도 주..
2015.06.17 -
[리뷰] 샌 안드레아스 ‘대지진의 날’
지난 2011년, 1만 5천명 이상이 희생된 동일본대지진은 모멘트규모 9.0의 초대형지진이었다. 여태 기록된 최대 규모의 지진은 1960년 칠레 발디비아 지진으로 진도가 9.5에서 10사이였단다. 미국도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한 세기 전에 일어났던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은 3천 명 이상이 사망했었다. 당시는 지진의 규모를 계측하기 전이라 추산하기로는 대략 7.8정도로 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이른바 불안정한 단층구조에 위치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 서부의 경우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태평양판과 북아메리카판 사이에서 불안정한 지각운동을 일으키고 있어 조만간 대형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바로 그 지점 - 샌 안드레아스-에 또다시 엄청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를 과학적으로, ..
2015.06.17 -
[못] 죄와 벌 (서호빈 감독 2013)
KBS독립영화관 2015년 6월 16일 방송분 리뷰 16일 밤 12시 30분, KBS 1TV에서 방송된 KBS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서호빈 감독의 2013년도 작품 ‘못’이 방송될 예정이다. ‘못’은 부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영화사 새삶’이 만든 독립영화로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서 상영된 작품이다. 한국독립영화답게 낯선 연기자들이 출연하여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를 전달한다. 영화는 시골 읍내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어느 고등학교 3학년의 겨울방학 바로 전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10대의 마지막방학을 앞두고 담임은 공자같은 잔소리를 한다. “실수는 되돌릴 수 있기 때문에 실수라는 거야. 하지만 실수를 감추면 더 이상 실수가 아니야. 분명히 나쁜 일이고 잘못된 일이다..
2015.06.17 -
무뢰한 (오승욱 감독,2015)
[무뢰한 리뷰] 못난 사랑 '무뢰한' ‘무뢰한’을 감독한 오승욱 감독은 서울대 미대(조소과) 출신이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에서 유려한 미장센을 먼저 논할 필요는 없다. 미술 대신 영화가 좋아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살고 싶다’(93) 연출부를 거쳐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97) 조감독을 했다. 심은하가 출연한 멜로 ‘8월의 크리스마스’(98)의 각본도 썼고, 마침내 지난 2000년에 하드보일드 액션 ‘킬리만자로’로 영화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전국 관객은 겨우 9만 5천 명!) 그리고 15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감독작품이 바로 이 ‘무뢰한’이다. 15년의 세월이 걸린 것은 그만큼 충무로에서 작가주의 영화, 혹은 장르영화를 제대로 만든다는 것이 어렵다는 말일 것이다. 몇 번의 좌절 끝에 전도연과 ..
2015.06.03 -
[들개] 변요한-박정민 누가 ‘들개’인가 (KBS독립영화관 6/2)
KBS독립영화관 2015.06.02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날, 밤 12시 35분에 KBS 1TV에서 방송되는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아니 대한민국 극장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영화들이 주로 편성, 방영되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고 있으면 재기발랄한 인디영화계의 새 얼굴을 만나볼 수 있는 기쁨이 주어진다. 오늘 밤(2015.6.2) 방송되는 작품 ‘들개’도 그러한 발견의 기쁨이 있는 ‘독립영화’이다. ‘들개’는 작년 봄에 극장에서 개봉된 김정훈 감독의 작품이다. 독립영화답게 혼자서 각본과 편집까지 해치운다. ‘들개’는 두 주연배우의 케미가 폭발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정구(변요한)는 고등학생 시절 ‘과학적’ 사고를 친 전력이 있다. 꼴도 보기 싫은, 폭력적인 선생 하나를 응징..
2015.06.02 -
[리뷰] 한반도의 핵이 위험하다 - 적도
홍콩은 세계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꽤나 청렴한 나라이다. 지난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된 홍콩 렁록만/써니 럭 감독의 작품 ‘콜드 워’(寒戰)는 홍콩이 깨끗한, 아니 깨끗해진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다. 바로 ‘염정공서’(廉政公署, ICAC)라는 공무원 감찰기관의 활약상을 극도의 스릴러 드라마로 보여주었다. 그 두 감독이 ‘콜드 워’를 준비하며 염정공서가 하는 여러 일들을 조사하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단다. 바로 홍콩에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의 위기처리 대응방식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1999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 그리고 갈수록 중국의 입김이 세어지는 상황에서 홍콩에서 초특급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어떤 식으로 처리되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감독은 이런..
2015.06.01 -
[공연] 크레이지 호스 파리 ‘누드가 춤춘다’ (Crazy Horse Paris 2015년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워커힐시어터)
한국을 찾는 중국 요우커나 일본 관광객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공연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려면? 아니면 한복 입은 민속춤 말고 색다른 공연을 보려주려면? 아마도 ‘난타’와 그 이후 생긴 몇 가지 넌버벌 퍼포먼스가 있을 것이다. 이들은 꾸준히 공연되고 있는 하나의 문화상품/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럼 프랑스에 가면 무얼 보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나 거리의 마이오네트 말고 뭐가 있을까. 아마도 캉캉 춤을 보기 위해 가이드북을 꺼내들지 모른다. 적어도 파리의 밤무대를 소개하면서 물랑루즈, 리도, 크레이지 호스 파리 쇼를 3대 공연이라고 하니 말이다. 그 중 하나 ‘크레이지 호스 파리’ 쇼가 서울로 공수되어왔다. 대형 뮤지컬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라이선스 뮤지컬이 아니라 특급호텔 공연장에서 밤마다 펼쳐지는 특..
2015.05.09 -
[결정적 한방] 대한민국 판타지 정치드라마 (박중구 감독)
KBS독립영화관 2015.4.22 오늘 밤 자정을 지난 야심한 시간에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충무로에서는 잘 만들어지지 않는 장르에 속하는 ‘정치(적 소재를 다룬) 영화’가 한편 방송된다. 박중구 감독의 ‘결정적 한방’이라는 작품이다. 아마, 제목만 봤을 때는 ‘코미디’ 아니면 ‘케이프 무비’ 쯤으로 생각될 영화이다. 내용은 평생을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으로 몸 바친 4선 국회의원이 대한민국 장관이 되어, 부정부패비리로 얼룩진 대한민국을 순수한 열정 하나로 올바르게 만들어보려고 ‘용을 쓴다’는 내용이다. 그야말로 2015년 대한민국 상황에서 보자면 판타지 영화임에 분명하다. KBS사극 ‘정도전’에서 이성계 역을 맡아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중견배우 유동근은 이 영화에서 ‘시대가 원하는 정치인, 우리가..
2015.04.22 -
[보호자] 랜섬 게임(유원상 감독 Guardian,2013)
KBS독립영화관 2015년 4월 14일 방송 어제 밤 KBS 1TV 시간에는 보기에 따라 굉장히 잔인한 영화 ‘보호자’가 방송되었다. 영화 ‘보호자’는 유원상 감독의 2014년 작품이다. 평범한 가정의 초등학생 딸이 유괴되면서 그 가족이 겪는 불안과 공포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놀라운 것은 전화기 넘어 들러오는 유괴범의 요구사항이다. “딸을 무사히 돌려받고 싶으면 다른 아이를 유괴하라!”라는 것이다. 이제 자신의 딸을 되찾기 위해 아버지는 ‘옳고 그름’을 생각할 틈도 없이 극한의 선택에 내몰리게 된다. 아담한 꽃집을 운영하는 전모(김수현 분)는 아내와 딸, 아들과 함께 여느 가정처럼 행복하게 산다. 어느 날 학원에 갔어야 할 딸애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걸려오는 전화 한통. “당신 딸, 내가 데리고..
2015.04.15 -
[이쁜 것들이 되어라] KAFA 독립영화 (한승훈 감독 2014)
KBS독립영화관 2015년 4월 7일 방송 어제 KBS 1TV 시간에는 한승훈 감독의 ‘이쁜 것들이 되어라’가 방송되었다. 이 영화 독립영화 맞다. 작년 이맘 때 KAFA(한국영화아카데미)작품으로 ‘들개’(김정훈 감독), ‘보호자’(유원상 감독)와 함께 기자시사회를 갖고 영화 팬을 찾았었다. ‘이쁜 것들이 되어라’는 사랑스런 작품이다. 남자주인공 한정도(정겨운 분)는 한 마디로 ‘찌질하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위인이다. 비록 서울대 법대를 나온 사시준비생이지만 말이다. 사연은 이렇다. 초등시절, ‘타이거 맘’의 표본이라고 할 엄마의 성화에 ‘공부, 공부, 또 공부’에 내몰린다. 물론, 주인공이 되돌아보는 회상 씬은 조금 다르다. 어린놈이지만 예쁘고, 섹시하고, 짧은 스커트에 가슴골 깊이 파인 과외선생..
2015.04.15 -
[리뷰]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우리가 아는 ‘신데렐라’는 대개 1950년에 개봉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기본으로 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17세기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의 동화집에 나온 이야기가 바탕이다. 동화의 기반이 되는 설화나 전설이 대개 그러하듯이 “계모에게 구박받던 주인공이 신성한 사람의 도움으로 신분상승을 하게 된다”는 이 이야기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해져 온다. 게다가 이 이야기에는 ‘호박마차’와 함께 ‘유리구두’라는 패셔너블한 매력이 있다. 과연, 애니메이션의 명가 디즈니가 75년 만에 실사영화로 다시 만든 ‘신데렐라’(Cinderella)는 어떨까. 분명 자의식 뚜렷한 매력적인 여주인공이 등장할 것이고, 할리우드 특유의 환상적CG로 영화 팬의 혼을 쏘옥 빼놓을 것..
2015.04.15 -
[조난자들] 강원도 펜션 서스펜스 (노영석 감독 Intruders, 2013)
KBS독립영화관 2015.3.17 오늘(2015.3.17) 밤 12시 30분, KBS 1TV 시간에는 가슴이 오싹해지는 스릴러 영화 한편이 방송된다. 지난 2008년 독립영화 ‘낮술’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노영석 감독이 다시 한 번 제작/감독/각본/음악 등 혼자 재주를 다 부린 스릴러 ‘조난자들’이다. 이 영화에는 TV드라마 ‘미생’에서 얄미운 하 대리 역으로 얼굴이 알려진 전석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조난자들’은 한겨울, 눈 덮인 강원도 어느 산장(펜션)에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찾아온 한 남자가, 고립된 곳에서 전혀 반갑지 않은 인간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펼쳐지는 불쾌하고, 불안하며, 위험한 하룻밤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영시간 99분 내내 단 1초도 그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대..
2015.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