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 Born in the U.S.A. (2013년 블루스퀘어)

2017. 8. 18. 22:03공연&전시★리뷰&뉴스

반응형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 (American Idiot)   공연: 2013년 9월 5일 ~ 22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출연진: 숀 마이클 머레이(조니), 다니엘 C. 잭슨(세인트 지미), 토마스 헤트릭(터니), 케이시 오패럴(윌), 알리샤 드팔마(왓서네임), 제나 루바이(‘특별한소녀’), 마리아 맥팔레인(헤더) 외 앙상블.
제작: 오디뮤지컬, CJ E&M

(박재환 2013.9.12) 한류스타를 끼워 넣은 해외 라이센싱, 대작 브로드웨이 작품이 한국 뮤지컬 시장의 덩치를 위태롭게 키워놓고 있는 작금에 조금은 특별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서울에서 공연 중이다. 지난 5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 중인 ‘아메리칸 이디엇’이다. 이 작품은 미국의 펑키 락 밴드 그린데이(Green Day)의 노래를 엮어 한 편의 뮤지컬로 완성한 것이다. 김광석의 노래를 엮어 만든 ‘그날들’이나 아바의 노래로 가득 채운 ‘맘마미아’ 같은 주크박스 뮤지컬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린데이가 2004년 발표한 ‘아메리칸 이디엇’의 음반은 그 자체가 하나의 통일된 주제의식을 가진 나레이션 구조이다. 앨범 전체에서 가상의 인물들과 그들이 이야기를 통해 록 오페라 앨범이라는 컨셉트 앨범을 완성한 것이다. 타이틀 곡의 첫 소절은 “Don't wanna be an American idiot.”(멍청한 미국인은 되기 싫어!)“이다. 그린데이의 리더 빌리 조 암스토롱은 여러모로 부시 정권에 대해 불만이 많았고 고스란히 시대저항으로 뭉친 미국조롱의 가사로 앨범 하나를 빼곡하게 채워 넣은 것이다.
 
그린 데이의 ‘아메리칸 이디엇’ 앨범을 기반으로 ‘스프링 어웨이커닝’을 연출한 마이클 마이어가 뮤지컬 버전으로 드라마를 입힌다. 2010년 첫 무대 이후 미국 관객을 열광시켰다. 그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팀이 이번에 한국에 온 것이다. 물론 그린 데이의 빌리 조 암스트롱은 무대에 직접 오르지는 않는다.
 
상처받은 청춘들
 
텔레비전 –주로 CNN 화면에서는 뉴스와 가십, 각종 광고가 정신없이 쏟아진다. 내일 없는 우울한 현재를 살아가는 미국의 청춘은 일상의 탈출구가 필요하다. 그것이 술이 되었든, 마약이 되었든, 애인과의 사랑이든, 아니면 갑갑한 고향마을을 떠나 도시로 가든지. 정 안 되면 입대하여 이라크에라도 가버리든! 조니, 윌, 터니 이렇게 세 명의 친구는 뿔뿔이 제 갈 길을 간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하게 되는 것은 역시나 마약의 유혹, 혹은 전쟁의 상흔. 친구들은 제각기 처절하게 아픈 방황을 끝내고 다시 고향에 돌아온다. 고향에 남았던 친구들이 그들의 아지트 주차장에 모여들어 다함께 희망의 송가를 부른다.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은 영화 ‘이지 라이더’의 시점에서 시작하여 ‘포레스트 검프’의 혼돈을 거쳐 ‘컴백 홈’한 미국인의 초상을 그린 셈이다. 20여 곡의 그린데이의 음악은 혼돈으로 가득한 청춘의 뮤지컬을 완벽하게 채운다.
 
2004년 발표된 그린데이의 오리지널 ‘아메리칸 이디엇’ 앨범은 1400만 장 이상 팔리며 그래미 최우수 록 앨범상을 수상했고 미국 ‘롤링스톤’ 매거진 독자선정 2000년대 앨범 1위를 차지했다.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서는 2010년 토니 어워드에서 뮤지컬부문 최우수 무대디자인상과 조명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비틀거리는 등장인물로 가득한 드라마를 더욱 혼돈시키는 것은  벽에 매달린 수십 대의 TV다. 그리고 평생 술과 마약에 절어 달라붙어버렸을 것 같은 거실 소파와 덩그러니 놓인 침대는 캐릭터의 고통과 방황을 관객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전해준다.
 

 
이번 작품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군 병동 장면. 터니는 중동 전쟁에 갔다가 한쪽 다리가 절단될 위기이다. 군 병원 침상에 누워 모든 희망을 잃어버리고는 환각을 보게 된다. 환상 속에서 그와 그의 간호사는 공중을 유영하며 우아한 춤을 춘다. 이 때 나오는 곡은 ‘Extraordinary Girl’이다. 죽음을 희롱하는 병동 침상에서 벗어나서 서커스를 하듯 공중을 날아다니는 이 장면은 아름답고 환상적인 노래와 함께 ‘아메리칸 이디엇’의 명장면 중으로 남는다.
 
‘방황하는 청춘’이라면 한국관객에게도 어울릴 것도 같지만 마약과 전쟁 같은 미국의 실시간적 혼돈은 공감의 간격을 많이 벌여놓는다. 하지만 그린데이의 음악이 있다면!!!! (박재환, 2013.9.12.)
 

출연진: 숀 마이클 머레이(조니), 다니엘 C. 잭슨(세인트 지미), 토마스 헤트릭(터니), 케이시 오패럴(윌), 알리샤 드팔마(왓서네임), 제나 루바이(‘특별한소녀’), 마리아 맥팔레인(헤더) 외 앙상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