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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by 박재환 2002/6/29]   월드컵 4강신화를 창조한 거스 히딩크(Guus Hiddink). 우리나라엔 툴립이나 풍차마을 밖에는 알려진게 없는 네덜란드 출생이다. <박재환 영화페이지>에서 월드컵 열기 막바지에 이르기까지 네덜란드 영화 한편 리뷰하지 않는다는 것은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네덜란드 영화를 쉽게 접할 수가 없었다. --; 그런데 어젯밤 늦게 HBO플러스에서 <엠마뉴엘7>을 방영하지 않는가. "맞다!" 에마뉴엘의 영원한 에로틱 스타 실비아 크리스텔이 네덜란드 출신이다!!! 그래서 아주 진지하게 영화를 감상하고 여기 리뷰를 올린다.

  얼마 전, 전여옥이 어딘가에 쓴 글을 보면 이 아줌마의 전혀 다른 시각을 볼 수 있다. 한국팀이 승리하고 나서 히딩크가 손을 위로 쳐 올리는 모습에 대해 보통사람이 너무 신나서 어퍼컷을 날린다고 생각했다. 난 히딩크, 저 사람 '춤치'가 분명해, 몸 동작이 너무 부조화스럽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전여옥 아줌마는 히딩크의 그 자세가 아주 섹시하고 마치...... --; 여하튼.. 에로틱하다고 느낀 모양이다. 히딩크가 올해 연세가? 히딩크 감독은 1946년 11월 8일 네덜란드 동부 독일 접경지역의 한적한 시골마을 파르세펠츠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여하튼 확실한 중년이다. 내가 월드컵에 대해 그다지 흥미가 없을 때, 언론과 방송에서 히딩크 갈아치우자라는 기사가 가끔 날 때, 그리고 웬 여자가 입국할 때도 난 히딩크가 뭐하는 사람인지, 왜 중요한지 전혀 인식하지 못했었다. --;

그런데 최근에야 네덜란드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이 나라가 성문화에 있어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진보한 나라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었다. 암스테르담이 바로 네덜란드 수도이고.. 혹시 포르노 사이트를 헤매다보면 한번쯤은 지나치게 되는 고양이 나오는 사이트도 여기서 시작된다. --; 북유럽의 섹스산업이나 그들의 섹스에 대한 인식은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될 것이니 생략하고.. 동성간의 결혼(그러니까 남자와 남자의 결혼, 여자와 여자와의 결혼)까지 허용한 나라이니.. 그런 나라에서 자유롭게 자란 사람이 '공자가 여전히 살아숨쉬는 나라'에서 이런 놀라운 업적을 올렸다니 황당하기까지 하다.

어쨌든. 실비아 크리스텔도 네덜란드 사람이다. 그녀는 1952년 9월 28일 네덜란드 우트레히트(Utrecht)라는 동네에서 태어났다. 호기심에 인터넷을 뒤져 네덜란드 지도를 찾아보았다. 생각이상으로 네덜란드가 작은 나라였다. 암스테르담과 실비아 의 고향 우트레히트는 직선거리로 30킬로미터도 채 안 된다. 히딩크가 혈기왕성한 80년대까지는 네덜란드에서 선수로 생활했었기에 어쩌면 실비아 크리스텔도 한번쯤은 운동장에서 히딩크가 뛰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고, 전여옥같이 이상한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실비아 크리스텔이나 엠마뉴엘이라면 적어도 나 정도 나이면 어떤 은밀한 추억이 있을지 모른다. 곽경택의 <친구>보면 바닷가(부산--;) 꼬맹이들이 어느날 친구 집에 있는 소니의 베타방식 비디오에 모여앉아 어떻게 구했는지 보았을 첫번째 포르노 테이프(?)가 아마도 <엠마뉴엘>이었을 것이니 말이다. 내가 처음 <엠마뉴엘>을 본 것은 고2때(1980년대 초반) 부산대학교 앞 '비디오방'이었던 것 같다. 이것은 나중에 풍속사가, 문화사가의 연구를 위해 조금 자세히 설명해야겠다. 당시에는 당연히 DVD도 없었다. LD가 막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을 무렵 같다. 당시 대우에서 나왔던 비디오플레이어가 100만원에 가까운 시절이었고, 기계는 있어도 테이프는 형편 없던 시절이었다. 돈많은 사람이 기계는 사놓고, 어렵게 암시장에서 포르노를 구해 보던 그런 시절이었을 것이다. 그때 부산시 금정구(당시는 행정구역 개편 전이라 동래구에 속했다.. 이 얼마나 완벽한 역사재현인가!) 장전동에 위치한 국립 부산대학교 앞은 부산의 소문난 위락지역 중의 한 곳이다. (서울 연대 앞 신촌이나, 서울대 신림동처럼....) 어느날 '친구'를 통해 부산대 앞 커피샵에는 밤이면 밤마다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 입장료 500원인가를 내면 입장할 수 있고 요구르트나 우유 한잔을 마시며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당시 영화에 빠졌던 나는 매일 저녁 '타율적' 자율학습시간에 땡땡이 치며 부산대학교 앞으로 달려갔다. 한 50명 정도의 '나쁜 학생'이 모여들면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된다. 물론,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못된 영화, 포르노가 상영되는 것은 아니었다. 내 기억으로는 <인디애너 존스> 뭐더라.. 템플 오브 둠이 '아랍어 자막'으로 상영되었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비디오 테이프의 기원이 어떻게 흘러들었는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구축(구축=내쫓다). 부산대 앞에서 이런 불법 비디오다방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더니 결국은 포르노를 방송하기 시작하는 업소가 하나둘 생겨났다. 아마, 2학년 가을소풍날인 모양이다. 산에 다녀온 후 단골비디오 가게에서 자막도 없는 미국 영화를 쳐다보다가 집에 돌아갈 무렵, 주인(사실은 알바 대학생이겠지...)이 '오늘의 특별프로그램'이라며 <에마뉴엘>을 돌린 것이다. 그 충격!

순진하기는.. 요즘같이 초등학교(이전엔 국민학교라고 했었다)때에 인터넷의 포르노 사이트를 접하고, 갈수록 성문제에 관해서는 개방화되어가는 10대를 보면서 정말 정말... 2년 전에 HBO에서는 에로틱영화걸작선이라고 해서 <엠마뉴엘>과 <산딸기>(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 것 말고 안소영 나오는 것!),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를 방영하기도 했다. 어쨌든 <엠마뉴엘>은 보통 그런 식으로 당시의 영화팬/혹은 포르노 팬에게 다가왔다.

어쨌든 실비아 크리스텔의 <엠마뉴엘>은 그렇게 아시아 변방의 골방에서 상영되었고, 훗날의 영화공작인(나처럼 영화기자도 아니고 평론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혀 문외한도 아닌 사람...)에게 다가온 것이다. <엠마뉴엘>은 네덜란드 여자 실비아 크리스텔이 나오지만 프랑스 감독 쥐스트 자캥(Just Jaeckin )의 프랑스 영화이다. 1974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영국, 미국에서 차례로 개봉되어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했다. 영화의 성공은 물론 실비아 크리스텔의 고혹적 자태 때문이다. 당시 프랑스대통령과 저녁을 같이해도 전혀 저속함이 느껴지지 않는 우아한 에로배우라는 평판을 얻을 정도였다. 1974년. 실비아 크리스텔 나이 22살에 나왔던 1편 이후 <엠마뉴엘>의 속편들은 우리나라 <애마부인>만큼 많이 제작되었다. <엠마뉴엘>과 관련된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 되면 1편 리뷰에서 한꺼번에 하고...

어제 방송된 <엠마뉴엘7>의 프랑스 원제목은 <EMMANUELLE AU 7EME CIEL>이고 93년에 제작 개봉된 것이다. 실비아 크리스텔의 나이 41살에 찍은 것이당!! 그러니 실비아 크리스텔의 몸매나 화려한 체위를 기대하기는 무리. 이미 훨씬 전부터 <엠마뉴엘>은 2대, 3대 신세대 엠마를 캐스팅하였고, 오리지널 엠마 실비아 크리스텔은 얼굴은 비치면서 영화의 스토리를 이어주는 나레이터로 전락했다. 예를 들어 "20년 전 그 날 밤이었지..."하면.. 다른 싱싱한 여배우가 벌거벗고 나와.. 그러는 식이다.

영화 '엠마뉴엘'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동양문화/ 동양철학에 대한 기이한 경도와 에로 영화로서는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스타일이다. (대단위 제작규모라는 말은 해외로케가 많고, 프랑스의 광활한 대저택이 자주 나오고 교통수단으로 비행기나 헬기가 곧잘 이용되며, 무엇보다 이들이 유한계급이라는 사실이다.) 1편에서도 멀리 방콕까지 날아가서 고뇌하던 프랑스 사람들이 7편에서도 여전히 아시아까지 왔다갔다하며 원초적 고뇌에 빠진다. '섹스의 진정한 의미'라는 주제가 '가상과 현실'에서의 고뇌로 전이되었다. 영화는 어빙 프로그램이라는 가상현실 시스템 회사를 운영하는 엠마뉴엘 여사의 이야기이다. 어빙 프로그램이란 일종의 '가상섹스체험 기계'. 더 쉽게 설명하면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토탈 리콜>에서 여행갔다 오듯이 '어빙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상상가능한 대상과 환상적인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몇 장의 사진을 스캔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니터엔 육감적인 상대가 나타난다. 그럼, 영화 <셀>에서 볼 수 있던 그런 '가죽 옷'을 입으면 환상에 빠져드는 것이다. 프로그램 속의 인물은 '애니마트론'으로 불린다.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은 엠마뉴엘과 소피라는 중년의 여성이다. 이들은 옛날 학교 기숙사 동기였고 어떤 안타까운 추억을 갖고 있다. 그들의 기억의 편린과 가상현실에서의 상황을 조합해보면 그들의 학창시절엔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날 밤 샤워실. 샤워 중이던 두 사람에게 잘 생긴 남자 '프란츠'가 온다. 소피는 프란츠를 사랑하지만 그날 섹스를 한 것은 엠마뉴엘과 프란츠이다. 훗날 프란츠는 노벨 생물학상 후보에 오를 정도의 유명학자가 된다. 이 세 사람이 애니마트론이 되어 아쉬운 과거를 수정한다. 즉, 소피와 프란츠가 섹스한다는 말. 게다가, 어빙은 그들의 잠재심리의 욕망을 극대화시키기도 한다. 어떻게? 소피와 엠마뉴엘이 동성애를 벌이기도 한다는 소리.

영화는 가상현실이란 것을 통해 고통과 모순, 비열함이 있는 현실을 초월한다. 자신의 의지만이 변화를 창조한다는 거창한 주제를 내놓는 것이다. 소피가 꿈꾸는 것 중에는 최고의 스타배우가 되는 것이 있다. 그녀는 그 프로그램을 통해 지하철 통풍구 위에서 하얀 치마를 날리는 마릴린 몬로가 된다. <7년만의 외출>에서 마릴린 몬로는 팬티라도 입었지만 <엠마뉴엘7>에서는 그런 것 없다. --;


어쨌든 <데몰리션 맨>이 나오기 훨씬 전에 엠마뉴엘이 전자기적 환상여행을 떠난 셈이다. 이 영화 프랑스 버전은 1시간 25분인데, 어제 HBO(플러스)에서는 65분이 채 안되게 방영했다. 자르고, 모자이크하고.. 뭐 그런 셈이다. 그래도, 히딩크 나라 실비아 크리스텔 나온다기에 봤다.

EMMANUELLE AU 7EME CIEL (1992)
감독: 프란시스 르로이 (Francis Leroi )
주연: 실비아 크리스텔, 캐롤라인 로렌스, 로라 던
http://en.wikipedia.org/wiki/Emmanuelle
http://www.allocine.fr/film/fichefilm_gen_cfilm=44652.html

Posted by 박재환입니다. 박재환=중국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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