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룡회] 깔깔깔 낄낄낄 우하하하하하 (임영동&서극 감독, Twin Dragons 1992)

2008. 3. 5. 22:21홍콩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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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작성 리뷰)쌍룡회는 성룡 출연작 중 재미로 따지자면 상위권에 맴도는 그런 영화이다. 줄곧 보면서 미친 듯이 웃어댔으니 말이다. , 성룡은 이제 이렇게 방방 뛰고 정신없이 웃긴 영화를 만들기에는 너무 늙어버린 모양이다. 너무너무 아쉽다.

 

이 영화 다 끝나고 기대했던 NG장면은 없었다. 성룡영화 중에 이런 것도 있었나? 아님 비디오 출시할 때 빼버렸나? 여하튼 영화 끝 자막 오를 때 이름이 한참이나 올라가는데 홍콩영화감독협회모임이라도 있었던지 이 영화제작에 참여한 감독들 이름이 쭈욱 올라가는데, 수십 명의 명단이 올라갔다. 그들이 이름이 왜 올랐을까?

 

그 답은 쉽게 구했다. 작년에 출간된 성룡의 자서전(성룡은 문맹으로 알려졌는데 --;) <我是誰 成龍自述 (上海人民出版社발행>)의 후반부에 그가 말하는 그의 작품해제를 보면 이 쌍룡회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와 있다. 이 영화의 수익은 원래 홍콩감독협회의 새 건물 건설에 보태질 예정이었단다. 비록 1998년 초까지 그 건설계획은 채 시작도 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성과는 거두었단다. 감독은 서극과 임영동이 공동으로 맡았고, 카미오 내지 제작지원으로 나선 홍콩영화인은 서극, 임영동, 왕정, 증지위, 오사원, 장애가, 진가신, 오우삼, 장완정, 장견정, 유위강, 나탁요, 황지강, 허안화, 황점, .. 등등 엄청나게 많다. 그래서 아마 이 영화는 홍콩 영화감독과 영화인의 잔치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내용은 홍콩에서 갓 태어난 쌍둥이가 어떤 사건에 연루되어 각각 다른 운명의 길로 가게 된다. 한명은 좋은 부모 밑에 자라난다. 미국으로 이민 가서 교향악단 지휘자로 성공하고, 또 다른 하나는 태어나자마자 인질로 잡혀 탈취(!)되었다가 알코올중독 술집여자 손에 들어가게 그렇게 자란다. 그러니 싸움 잘하는 뒷골목의 사나이로 성장한 것은 당연지사. 이들 형제가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될까. 지휘자가 홍콩으로 건너 와서 음악회를 하게 되는데 그 숙소 호텔에서 둘은 마주치고, 이제 엉망진창의 오해와 황당무계의 대활극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원래 아크로바틱한 성룡의 기예는 이 영화를 기점으로 하향추세였으니, 한참 펄펄 날 때의 성룡의 몸동작을 실컷 볼 수 있다. 최고의 관람포인트는 두 명의 성룡과 두 명의 성룡 애인이 펼치는 정신없이 복잡한 애정전선. 장만옥은 거칠게 자란 터프가이의 애인이 되고, 리지(李奇)는 미국에서 건너온 지휘자 성룡의 애인이 된다.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저렇게 오해하고 쇼를 하고, 코미디를 펼치는데 상당히 정신없이 웃기고, 정신없이 재미있다. 장만옥은 와일드하게 나온다. 모자 패션이 상당히 멋있다. 그리고 웬지 맹하고 푼수 끼 넘치는 이기의 연기도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욕조에서 펼쳐지는 두 성룡과 한 여자의 코미디는 정말 재미있다.

 

성룡의 액션씬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각종 지형지물, 장애물, 소품을 활용한 정교한 몸놀림이다. 이 영화 후반부 자동차 기능시험소 연구실에서 펼쳐지는 대활극은 손꼽힐만큼 아찔하고 정교하다. 그리고 물론 재미있고... 물론 자동차 미쯔비시상표는 선명하고 말이다.

 

이 영화는 성룡의 <러시아워>가 미국에서 대히트를 친 후, 올 봄에 미국극장에서 상영되어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성룡은 찍은 놓은 작품이 워낙 많다보니 재활용만 해도 충분히 돈이 되는 배우이다. 전에 어디서 보니 성룡작품 중 최고의 작품은 <프로젝트A><취권2>였던 것 같다. 어쨌든 그 시절 성룡이 제일 민첩하고, 제일 볼만 한 것은 사실이다. (박재환 1999/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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