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사] 스타 탄생

2008. 3. 5. 20:41홍콩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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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1-6-21]   중국의 대표적 감독 장이모는 신작으로 진시황 시절의 영웅담을 그린 <영웅>이란 영화를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이 영화에 출연할 배우들은 모두 홍콩-중국의 쟁쟁한 스타들이다. 그런데 장이모 감독이 가장 눈독을 들이고 접촉하고 있는 배우가 바로 이연걸이다. 하지만 오늘 현재까지 이연걸은 출연 확답을 않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개런티 1,000만 달러 이하로는 몸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가난하게 자라, 단지 그 이유 때문에 무예학교에 들어갔고, 또 어린 나이에 무술대회에서 출중한 기량을 선보여 영화계에 캐스팅 이연걸. 그는 나이 19살에 <소림사>의 주인공으로 발탁된다. 중국이 마오쩌뚱에 의해 공산화된 후(1949년), 중국에서는 30년 동안 '오락영화'인 무협영화의 촬영이 금지되었었다. 그러다가 마오의 사후 등소평이 복권하고 중국영화계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1980년, 마침내 홍콩의 자본이 중국과 손잡고 <소림사>를 만들게 된 것이다. 이 영화에서 중국측은 무예에 출중한 배우들과 '소림사라'는 배경을 제공해 주었고, 나머지 기술과 자본은 모두 홍콩이 담당하였다. (우리나라 극장에서 상영될 때는 어떤 언어로 더빙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국내출시 비디오를 보니 광동어(홍콩말) 더빙판이었다. 그러니까 중국토박이 이연걸이 깽깽거리는 광동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 <소림사>는 역사적인 사실, 혹은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것이다. 당 태종 이세민의 등장과 소림사 승려들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열세 명의 무술 승려, 당나라 왕을 구하다(十三棍僧救唐王)>라는 이야기가 있다. 618년, 당 고조 이연은 건성을 태자로 세우지만 병권은 세민에게, 셋째아들 원길은 제왕에 봉함으로서 형제간에 벌어질 권력다툼의 씨앗이 뿌려진다. 정국의 백성이 도탄에 빠져 있다는 소식을 들은 세민은 이를 정탐하기 위하여 황하를 건너지만, 건성의 간계에 빠져 정국 왕인측의 공격을 받게 된다. 이때 소림사 승려들의 도움으로 살아난다. 이 영화에서 법명이 각원(覺遠)인 소호(이연걸)는 수양제의 폭정 밑에서 아버지를 잃는다. 그는 관군을 피해 소림사까지 도망와서는 도움을 청한다. 주지승은 소호의 눈매에서 살기가 있다며 처음에는 받기를 꺼린다. 하지만 사형과 사부의 도움으로 소림사 생활을 시작하게 된 소호는 마침내, 소림사 전래의 비기를 익히게 된다. 당시는 소림사 일대는 '왕인즉'이란 장군 밑에서 갖은 폭압정치에 시달리고 있던 때였다. 소호는 소림사 승려와 함께 이들과 맞서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러 한다. 이 때, 그들은 이세민을 도피시켜준다. 이세민은 후에 황하를 넘어 중원을 평정하게 되고, 옛날 자신을 도와주었던 소림사 승려들을 포상한다. 소호도 마침내 세속의 인연을 끊고 불가에 귀의하게 된다.

영화 말미에 이세민이 13명의 곤승에게 자색 승려복을 하사하고 봉지를 내려주었다는 비석을 보여준다. 실제로 정관원년 貞觀元年 (서기 627년) 당 태종의 논공행상에는 이러한 기록이 있다.

소림사는 오늘날 중국 관광의 명소가 된 유서깊은 절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정보가 넘쳐났다. 이 사찰은 496년에 북위(北魏)의 효문제(孝文帝)가 창건한 것으로 허난성 덩펑현( 河南省登封縣)의 명산 쑹산(嵩山)에 위치하고 있다. 달마대사 9년 면벽 수도를 하였다는 절이 바로 이 소림사이며, 바로 그 수도장소인 동굴은 오늘날에도 관광 명소이다.

우리나라 무속인들이 꼭 '계룡산 수도 몇 년'이라는 문구를 달고 다니듯이, 중국에서도 한 무술하는 사람들은 모두 '소림사 수련 몇 년'이라고 한다. 이연걸이나 성룡 같은 국제급 스타들이 떼돈으로 벌고 있는 상황에서 무술(우슈)도 돈이 되는 재주인 것이다. 오늘날 소림사 근처에 가면 사설 무술 도장이 수도 없이 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 무술학원의 관장들은 모두가 자신이 소림사 출신이라며 각종 '자격증'을 남발하고 있다.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어쨌든 어려서부터 열심히 무술 연마만 하던 어린 소년 이연걸은 <소림사>와 함께 이소룡 사후 공백의 리얼액션 슈퍼 히어로가 된 것이다. (박재환 2001/6/21)

少林寺 (1980)
감독: 장흠염
주연: 이연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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