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트] 저주받은 재능

2008. 2. 26. 09:40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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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1-4-6]   우선 이 영화 제목 <기프트>와 관련하여 홍보사가, "모든 재능이 다 축복받은 것은 아니다!"를 메인 카피를 잡은 것에 대해서는 영화를 다 보고난 후에 쉽게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영화 <선물>이 먼저 개봉된 후 공개되는 샘 레이미 감독의 신작 <기프트>는 잘 만든 오락영화이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미국 남부 '프릭스톤'이라는 가상의 마을은 이런 장르영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따른다. 일찌기 <국가의 탄생>에서 흰두건을 뒤집어선 KKK단처럼 미국 남부지방을 묘사하는 것에는 몇가지 관습적인 이미지가 있다. 그것은 연못 속에서 발견되는 '시체들'만큼이나 미스테리하고 공포스럽다. 게다가 이방인의 등장을 극도로 꺼려하는 극단적 배타주의에 물든 폐쇄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 줄거리

프릭스톤의 애니 윌슨(케이트 블란체트)에게는 남다른 능력이 있다. 바로 예지능력. 그녀는 타로카드를 이용하여 마을사람들의 상담역이 되어준다. 부부관계와 같은 은밀한 이야기에서부터 투병문제에 이르기까지 실제적이며,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도움을 주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날부터 복합적인 위해가 밀어닥친다. 아들 문제로 학교에 들렀던 그녀는 교장선생(그렉 키니어)과 그의 젊은 애인 제시카 (케이티 홈즈)를 만나게 되면서 불운한 느낌을 받게된다. 그리고, 파티에 참가했다가 불륜의 현장도 목격한다. 이보다 더 그녀를 직접적으로 위해하는 것은 그녀의 고객인 발레리(힐러리 스웽크)의 남편 도니(키아누 리브스)의 포악성이다. 습관적으로 아내를 폭행하는 도니는 애니를 마을에 화를 불러일으키는 재수없는 마녀 정도로 인식하며, 자신의 아내를 부추겨서 자신에게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고는, '마녀를 불태워버리겠다'고 협박한다. 이런 공포의 순간들이 지나가면서 제시카가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터진다. 애니는 점궤와 꿈을 통해 제시카의 시신을 도니 소유의 호수에서 발견해낸다. 그러면서 영화는 다시한번 복잡한 양상으로 빠져든다.

▷ 공포물의 대가 샘 레이미, 중견배우들의 열연

우리나라 호러영화 팬에게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이블 데드>시리즈의 샘 레이미 감독은 상당히 다재다능한 영화인이다. 그는 <이블데드> 시리즈 세번째인 <아미 오브 다크니스>를 끝내고는 다양한 장르에 뛰어들었다. 사론 스톤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퀵 앤드 데드>는 오랜 만에 주류영화사가 만든 서부극이었으며, 케빈 코스트너의 <사랑을 위하여>는 뜻밖의 멜로물이었다. 그는 오우삼의 헐리우드 진출작 <하드타켓>, 그리고 인기TV시리즈인 <헤라클레스>나 <여전사 제나> 등의 제작을 맡기도 했었다.그의 차기작은 내년 여름 씨즌 최고의 화제작이 될 것으로 보이는 <스파이더맨>이다.

관객들이 이 영화에 빠져드는 것은 당연히 호러물의 대가 샘 레이미가 선사하는 공포감과 단 한순간도 놓칠수 없는 잘 짜여진 드라마구조, 그리고 언제나 드라마틱할 수 밖에 없는 법정드라마의 묘미 때문이다. 이러한 여유있는 연출과 함께 톱 스타들의 불꽃튀는 연기도 한몫 했다. <엘리자베스>에서 파란만장했던 역사적인물 '엘리자베스 여왕' 연기로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케이트 블란체트는 신비로운 예지능력을 가진 주인공 역할을 놀랍도록 잘해내었다. 블란체트는 가족의 안전과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진실을 위해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작 <왓쳐>에서 연쇄살인범으로 나와서 팬들을 놀라게했던 <매트릭스>의 영웅 키아누 리브스는 이 영화에서 또한번의 악역을 맡는다. 포악한 남편역할을 실감나게 해내어 그의 연기폭을 한층 넓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힐러리 스웽크나 그렉 키니어의 연기도 괜찮았지만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인물은 이 영화의 '해결사'노릇을 하는 버디 역의 지오바니 리비시이다. 아마 이 영화의 각본을 쓴 빌리 밥 손튼의 열성팬이라면 그가 관여했던 영화들 <유 턴>에서의 정비공 캐럭터, <심플플랜>에서의 자콥, 그리고, 올해 반짝 개봉했던 그의 감독 데뷔작 <슬링 블레이드>의 연약한 주인공을 연상하게될 것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의 정신분열증 연기로 아카데미 전날 열렸던 인디영화제 '독립정신영화제'에서 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다. (상은 <섀도우 오브 뱀파이어>의 윌럼 데포가 받았다)

<식스 센스>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 "내 눈에는 죽은 사람이 보여요"라는 할리 오스몬트의 공포에 질린 눈빛를 기억한다면 이 영화가 더욱 재미있을 듯 하다. 예지능력을 가진 케이트 블란체트는 카드와 꿈에서 죽은 사람과 곧 죽을 사람의 모습을 보아야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고뇌한다. 그런 점에서 모든 재능이 축복받은 것은 아니라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평범한 사람은 그래서 행복한 모양이다.

올해 1월에 미국에서 개봉되어 그다지 높은 흥행성적을 올리진 못했다. 아무래도 빌리 밥 손튼의 각본은 인디영화로 분류되는 모양. 이 영화는 한맥영화사 수입했는데 이 영화사 수입작품을 볼때 재미있는 것은 감각적인 자막 번역이다. 미국에서 마케팅을 공부하다 영화업으로 뛰어든 김형석 사장이 자막작업에 재미를 붙인 결과란다. (박재환 2001/4/6)  

The Gift (2000)
감독: 샘 레이미
출연: 케이트 블란쳇, 지오바니 리비시, 키아누 리브스, 그렉 키니어, 힐러리 스웽크
한국개봉: 2001년 4월 14일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The_Gift_%282000_film%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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