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 “난 멜로라고 생각한다” (영화 '인랑' 인터뷰)

2018. 7. 30. 16:18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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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효주 “난 멜로라고 생각한다”

2018-07-30 10:40:34


 

 

미녀배우 한효주가 김지운 감독의 <인랑>에 출연한다? 원작 재패니메이션을 생각한다면 ‘빨간망토의 언니’ 캐릭터를 연기할 한효주가 잘 연상되지 않는다. 그런데, 강동원의 파워 슈트가 전해주는 SF이미지와 대비하여 물망울 같은 이윤희의 잔상이 의외로 오래 간다. 한효주를 만나 원작 ‘인랑’과는 달리, 권력기관간의 암투에서 살아남은 뒷이야기를 물어보았다.

 

한효주는 자신이 연기한 이윤희를 시대의 희생양으로 설명한다. “흔들릴 수밖에 없는 혼돈의 시대에서 몸부림치는 존재이다. 아픈 동생이 있고, 어떻게든 살아야겠고 그러기 위해 ‘섹터’라는 곳에 들어간 인물이다. 뚜렷한 신념을 가진 인물이라기보다는 어떻게든 살려는 의지가 강했던 것 인물이다.”

 

이윤희가 된 한효주는 자신의 역할을 좀 더 부연한다. “계속 흔들린다. 살아남으려는 강한 의지 때문에 다툼이 생기고 사건이 이어진다. 그런 와중에 임중경이라는 사람을 만난다. 처음엔 그런 의도가 아니었겠지만 사랑이라는 감정도 생겼을 것이다.”

 

한효주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쉽게 공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 “관객에게 공감이 가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극중에서 처한 나쁜 상황에서 벗어날 수만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강하다”

 

<인랑>은 할리우드의 액션지존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최신작과 경쟁하게 되었다. 흥행에 대한 우려가 크다. “흥행은 배우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같이 개봉하는 한국영화들도 다 잘 되었으면 한다. 열심히 찍었고, 다들 고생한 것 아니까 말이다.”

 


 

 

한효주는 <인랑>을 한국에서 만든다는 이야기와,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무척 기대했었다고. “이번 영화에 캐스팅되고 촬영하면서 무척 설렜다. 결과물이 기대가 되었다.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배경들이 실제 세트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촬영장에서 그런 설렘을 느낀 것은 오랜만이었다.”

 

영화를 보고난 소감은? “배우로서 만족한다. 한 번 더 보고 싶다. (기자시사회 때) 보면서 놓치고 간 게 많은 것 같다. 위화감이 있을 법한 이야기이지만 실사영화로 재현되었고, 복합적으로 볼거리가 많은 영화라 생각한다”며, “한국영화에서 총을 들고 나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 신기했다.”고 덧붙인다.

 

<골든 슬럼버>에 이어 한효주는 강동원과 연거푸 한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에서 이윤희는 언제 임중경을 특별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을까. 멜로의 시작점을 물어봤다.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데 긴 시간이 필요 없다. 한 두 컷에 눈빛이면 끝난다. 그렇게 생각한다”며, “남산타워에서 화장실 장면, 머리를 푸는 장면. 사실 그 씬은 촬영하다가 현장에서 추가된 씬이다. 아마 그 순간부터 이윤희는 감정적으로 변화된 것 같다.”고.

 

김지운 감독은 한효주에게 ‘섹시함’을 나타내기를 원했다고 한다. ”관객들에게는 윤희의 행동이 혼란스러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윤희는 계속 흔들리고 갈등을 하고 있다. 임중경을 속여야 자신의 미션을 수행할 수 있으니. 연민을 느낄 정도이다.“

 

한효주는 그런 이윤희를 연기하면서 이 영화가 멜로라고 생각했단다. “결국 이윤희는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에 흔들리고 그런 결정을 하지 않나. 개인적으로는 '인랑'은 멜로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멜로의 감정이 좀 더 분명하고 친절하게 표현됐으면 어땠을까. 감독님의 모호함이 이 영화의 정서인 셈이다.”

 

한효주는 올해로 데뷔 14년차 중견 배우가 되었다. 이제는 충무로 30대 배우로서 생각이 있을 것 같다. “충분히 고민하고 있다. 진지하게. 제가 배우로서 가진 것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복이 많았다고. 운이 좋았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어떤 배우보다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할까,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한다. 배우 한효주가 아닌, 인간 한효주로 당당하게 성장하고 싶다. 지금이 변화하는 시기인 것 같다”고 신중하게 대답한다.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짧게 소감을 밝혔다. “예리 언니랑 연기할 때는 키가 더 크다는 느낌이 들더라. 주고받는 연기호흡이 유연했다.”, “(김)무열 오빠는 얼굴이 유럽배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주 독특한 느낌이 있다.”, “(최)민호는 현장에서 인기 최고다. 현장에서 스크립터가 잘 웃지 않는 스크립터가 있었는데, 그 언니가 웃는 날이 바로 민호씨가 웃는 날이었다”고 말하더니, “내가 뭐라고 남을 평가하겠어요.”라고 덧붙인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한효주/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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