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인연은 이어지고 삶은 계속된다”

2018. 7. 1. 09:13홍콩영화리뷰

반응형


 

[2017.12.7] 13살 초등학생 시절 ‘칠월’과 ‘안생’은 처음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다. 아마도 7월에 태어난 ‘칠월’은 평범한 가정에서 부모님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은 소녀였고, ‘안생’은 결손가정에서 ‘없이’ 자라 어쩌면 더욱 안정된 삶을 희구하는 소녀였다. 둘은 서로 흉금을 털어놓을 만큼 사이가 좋았다. 그들 사이에 남자 ‘가명’이 등장하기 전까진. 칠월과 안생은 흔들리는 10대를 지나 이제 어른이 된다. 세계관과 애정관이 달랐던, 그러나 ‘가명’이라는 존재를 공유했던 칠월과 안생은 세월이 지나 어떻게 변했을까. 그들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로 남아있을까.

 

7일 개봉하는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七月與安生)는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피노키오 부른 ‘사랑과 우정사이’라는 노래를 알거나, 양다리 연애경험, 삼각관계, 혹은 불륜의 줄타기를 해보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믿었던 친구와 그 친구의 이성이 끼어든 상황이 주는 애매한 감정의 흔들림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아주 특별하게 다가올지 모른다.

 

물론, 이 영화는 우정의 크리스탈을 깨버리는 불륜의 드라마가 절대 아니다. 결국 세월의 흐름에 더욱 짙어지는 칠월과 안생의 우정을 이야기한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난 후에서야 그 우정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칠월과 안생’은 중화권에서 꽤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칠월을 연기한 마사순(馬思純)과 안생을 연기한 주동우(周冬雨)는 대만 금마장 영화상에서 여주주연상을 공동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증국상(曾國祥)이다. 아버지가 홍콩의 유명배우 증지위다.

 

‘칠월과 안생’은 중국의 작가 안니 바오베이(安妮寶貝)가 쓴 인터넷 소설이 원작이다. 증국상 감독은 영화로 만들 때 원작의 풍미에 곁들여 ‘여성심리’의 완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단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여성작가 네 명을 둘씩 칠월 역과 안생 역으로 나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심리변화를 리얼하고, 공감가게 대사로 다듬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어디 한 컷 들어낼 데 없이, 어느 한 대사 허투루 쓰이지 않은 단단한 영화로 완성되었다.

 

연애를 하고 있다면, 아니, 그 때 연애를 했다면 이 영화를 보시길. 함께. “흠. 소녀감성이란 이리도 유치해?”라고 보기 시작하더라도, 어느 순간 먹먹함에 격동하는 심장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중년의 불륜의 그림자가 아니라, 소녀적 감성의 삼각관계가 안겨주는 미세한 흔들림이 이 영화의 정서이다. 안생 역의 주동우는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장예모 감독의 <산사나무 아래에>로 부산을 찾은 적이 있다. 작가 안니바오베이는 본명이 리지에(勵婕,려첩)인데 최근 필명을 칭샨(慶山,경산)으로 바꿨단다. 2017년 12월 7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KBS미디어 박재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