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라그나로크 (Thor: Ragnarok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2017)

2017. 10. 26. 18:55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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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토르: 라그나로크 “토르와 헐크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박재환 2017-10-24] 이제는 백만 광년 전 이야기같이 들리지만 얇은 ‘만화책’(코믹북)으로 우주적 상상력을 전해주었던 마블이 세계극장가를 완전 장악한지가 10년이 되어 간다. 이른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최신작은 <토르: 라그나로크>(Thor: Ragnarok)이다. 마블로서는 17번째, ‘토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으로서는 <토르:천둥의 신>(11), <토르: 다크월드>(13)에 이어 세 번째이다.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15)에서 토르(크리스 헴스워스)는 ‘뭔가’를 찾기 위해 사라진다.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눈썹이 아니라 뿔’이 근사하게 솟은 우주최강존재 수르트에게 사로잡힌 토르는 망치(묠니르)의 힘으로 벗어나지만 ‘라그나로크’의 환영을 본다. 제목으로 쓰인 ‘라그나로크’는 토르 동네 신화에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고향(별) 아스가르드가 완전히 파괴되는 종말을 의미한다! 토르는 힘들게 아스가르드로 돌아오니 아버지 오딘은 죽고, (이복)동생 로키(톰 히들스턴)가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상태이다. 게다가 유폐된 헬라(케이트 블란쳇)를 불러낸다. 새롭게 등장한 ’헬라‘는 오딘(안소니 홉킨스)의 딸이자 마블 최강의 빌런(악당)이다. 헬라는 놀랍게도 토르의 망치를 맨손으로 박살내고는 토르와 로키를 단숨에 날려버린다. 사카아르 별로 날아간 토르는 이곳에서 글래디에이터가 된 헐크(마크 러팔로)와 재회한다.

좀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관전의 역사’에서 최고의 대결은 ‘조오련과 물개의 대결’과 ‘김일과 이노끼의 승부’이다. 마블시대가 되면서 승부의 수가 대폭 늘어난다. ‘아이언맨’과 누구랑 싸우면? ‘헐크’와 누구랑 싸우면 식으로. 우주평화를 위해 여념이 없을 멤버들끼리 싸움을 붙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 팬들은 궁금하긴 하다. 울트라슈퍼히어로의 파워게이지와는 별도로 실제 싸우면 어떤 양상을 보일까 말이다. 이번 <토르3>에서는 그런 대결이 화끈하게 펼쳐진다. 우주신 토르와 절대분노 헐크가 말이다.

마블의 슈퍼히어로 영화가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쥐락펴락하고 있지만 ‘창의적인’ 영화감독들은 마블무비 만들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한번 작품을 하고는 물러나거나, 물망에 올랐다가 아웃되는 감독들은 ‘작품에 대한 의견불일치’로 하차한다고 말한다. 엄청난 원작만화의 영웅들과, 엄청나게 손을 본 시나리오들, 그리고 갈수록 더 엄청나지는 CG가 있으니 감독역량은 후순위인 모양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뜻밖의 인물이 메가폰을 잡았다. 뉴질랜드 출신의 (처음 들어보는) 타이카 와이티티가 감독을 맡아 전 세계 마블팬의 우려(?)를 단숨에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토르3>을 완성시켰다.

이 영화는 엄청나게 재밌다. <데드풀>만큼 수다스럽고 <가오갤>만큼 유쾌하고 <스파이더맨 홈커밍>만큼 밝다. ‘토르’ 원작코믹이 어둡다는 것을 안다면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 혹은 마블제작사의 놀라운 수완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셈이다. 밝게 웃기는 것만큼 놀라운 것은 확실한 액션이다. 헐크가 원형경기장에 나온 만큼 와일드하고, 우주를 가루로 만들만큼 스펙터클하다. 그리고, ‘죽음의 신’ 헬라는 ‘오딘의 딸’인 만큼 상상이상의 파워를 선보인다. 헬라와 함께 처음 등장하는 발키리(테사 톰슨) 또한 만만찮은 아우라를 선보이며 속편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토르 라그나로크>는 역대 마블 영화 중 가장 볼거리가 풍부하고, 즐겁고, 신난다. 물론, 다음 마블 작품은 볼거리가 더 풍부하고, 더 즐겁고, 더 신날 것이다. 어찌 안 그렇겠는가.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인데 말이다.

참, 스포일러라고도 할 수 없는 정보.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등장한다. 지구최강 마법사와 우주최강 망치신이 싸울까? 마블 영화 보면 영화가 끝나도 자리에서 뜨질 않는다. 쿠키영상을 보려고. 이번엔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사카아르행성의 그랜드마스터(제프 골드브럼)가 등장하는 실없는 장면과, 엄청난 ‘인티니트 워’를 예고하는 장면이다. 어쩌겠는가. 내년 5월까진 기다려야지. 여하튼 ‘토르 라그나로크’는 25일 개봉한다.

참, 스탠 리도 당연히 얼굴 비춘다. 이발사(?)로.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도 등장한다. 잠깐 얼굴 비추는 것이 아니라 돌멩이 투사 ‘코르그’로 열연을 펼친다. 참참. 아사노 타다노부도 등장한다. 헬라에 대항하는 남자다! (KBS미디어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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