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빌 콘돈 감독, Beauty and the Beast, 2017)

2017. 8. 22. 21:07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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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미녀와 야수' 혹은 '야수와 미녀'

 

 

[박재환 2017-03-22‘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하는데, 원래는 프랑스의 전래이야기이다. 그러니 당연히 원형이 되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이전에 존재했을 것이다. 1700년대에 프랑스에서 처음 나왔던 잔 마리 르프랭스 드 보몽 부인의 동화는 1946년 프랑스의 시인이자 감독이었던 장 콕토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었고, 1991년에 디즈니가 장편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전 세계적인 흥행성공을 기록했다.

 

원전이라고 할 프랑스 동화에는 저주에 걸려 야수가 되어 성에 갇혀 사는 왕자, 그리고, 마음씨 착한 벨 아가씨, 진정한 사랑으로 죽어가는 야수가 멋진 왕자로 부활한다는 익숙한 이야기구조가 들어있다. 여기에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악당 가스통과 왁자지끌한 마을 사람들, 그리고, 벨이 책 읽기를 좋아한다는 이야기 등을 추가시킨 것이다.

 

항상 시대와 호흡하는 디즈니는 이미 클래식 반열에 올라선 자신들의 클래식 애니메이션을 차례로 실사영화로 재가공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나온 <미녀와 야수>도 그러하다.

 

엠마 왓슨이 벨로 등장하는 <미녀와 야수>는 한편의 근사한 뮤지컬이다. 원작(애니메이션) 처럼 이야기가 진행된다. 첫 장면에 성에서 무도를 즐기던 왕자가 장미꽃을 들고 온 노파에게 무례를 범하면서 그 벌로 야수로 변하는 장면은 애니메이션보다 시각적인 면에서, 그리고 스토리면에서 보강된 부분이다. 스토리라인이다.

 

이번 작품에서 디즈니는 의외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가스통(루크 에반스)과 그의 시종(혹은 친구)인 르푸(조시 게드)와의 관계가 동성애적 코드로 치장되었다는 점이다.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실사판과 달라진 점은 르푸가 개스통을 무척 따른다는 것과 키스를 하고 싶어서 안달이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것 때문에 보수적인 미국의 한 극장주인(드라이브인 씨어터)은 이 영화를 상영하지 않겠다고 했고, 러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도 등급을 높이겠다고 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논란이 조금 오버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가스통은 여전히 무식하거나 혹은 마초주의이고, 벨은 여전히 활달하고 지적이다. 단지 책을 좋아한다는 시골처녀의 차원에서 말이다.

 

 

 

프랑스 보몽 부인의 동화 <미녀와 야수>를 이야기했지만 이런 동화는 그 원형을 찾는 것도 재미있다. 원래 로마신화에서 큐피드와 사랑을 나눈 프시케 이야기가 있다. 미의 여신 비너스가 너무나 아름다운 프시케에 질투를 느껴 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사람에게 안기게 하라는 식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토대로 가브리엘 수잔 드 빌뇌브 부인이 1740년 <미녀와 야수>를 썼다. 이 이야기를 다시 프랑스의 잔 마리 르프랭스 드 보몽 부인이 어린이용 동화책으로 만들었고 그것이 세계적인, 전설의 동화가 된 것이다. 그리고, 위키 같은데서 좀더 찾아보면 ‘야수’의 원형에 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아프리카 북서안에 (지금도) 스페인령인 카나리 제도의 테네리페 섬에서 페드로 곤잘레스(Pedro González)라는 사람이 태어났다. 이 사람은 특별한 신체적 특징으로 볼거리가 되었다. 일종의 다한증((hypertrichosis, 암브라스 증후군)으로 보고 있다. 유럽으로 보내졌고, 이 사람의 모습이 ‘늑대인간’이나 ‘미녀와 야수’의 이야기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애니메이션에서처럼, 이번 실사판에서도 디즈니는 좋은 생각과 훌륭한 의도를 가진 사람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는 확실한 교훈을 전해준다. 2017년 3월 16일 개봉, 전체관람가 (박재환 TV특종)

 

 

글 :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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