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큐어 (고어 버빈스키 감독,A Cure for Wellness,2017)

2017. 8. 22. 21:06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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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큐어' 알프스요양소, 뱀장어, 그리고 근친상간 (영화리뷰)

 

[박재환 2017-02-16] 고어 버빈스키 감독은 CF감독 출신으로 변화무쌍한 필모그라피를 자랑한다.마이클 조던의 나이키CF를 필두로 수많은 반짝이는 광고를 찍더니, <마우스 헌트>라는 코미디로 할리우드에 입문한다. 이어 일본 호러 ‘링’을 리메이크했다.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흥행 대성공도 맛보았고, ‘론 레이저’로 스튜디오에 최악의 실패도 안겨주었다. 장르불문 흥행여부와 관계없이 비주얼리스트로 각광받는 고어 버빈스키의 최신 작품은 고딕 호러에 가까운 ‘더 큐어’이다. 이상하고도 이상한 심리스릴러이다.

 

영화는 맨하튼의 고층건물의 한 사무실. 모두가 퇴근한 시간에 한 남자가 여전히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물을 마시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진다. 높은 건물, 적막한 사무실, 모니터의 불빛, 어항 속 금붕어, 쏟아지는 물. 첫 장면부터 관객을 사로잡는 비주얼리스트 고어 버빈스키의 솜씨이다. 이어, 이 회사의 야심만만한 젊은 간부 록하트(데인 드한)는 경영진들부터 뜻밖의 임무를 부여 받는다. 스위스 알프스 산의 한 요양소(Volmer Institute 웰니스센터)에 칩거 중인 CEO를 데려오라는 것. 내일 증권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 말이다.

 

록하트는 가벼운 마음에 알프스 산꼭대기에 위치한 요양소로 향한다. 하지만 이내 이 비밀스런 마을의 격리된 공간에서 뭔가 심상찮은, 의심스런, 그리고, 무엇보다도 호러에 짓눌린 상황에 직면한다. 만나자는 CEO는 만나지 못하고, 다리는 부러지고, 그 요양소에 환자로 눌러앉게 된다. 그리고, 더 의심스럽고, 더 공포스러운 끔찍한 요양소의 진실, 혹은 환상에 빠져든다. 록하트는 알게 된다. 이 요양소에 있는 사람은 떠날 수 없거나,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비주얼 측면에서 숨이 막힌다. 알프스 산으로 향하는 기차가 터널로 접어드는 모습은 우아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유리 같이 반사되는 수영장, 치료를 위해 들어가는 커다란 치료도구(챔버). 그리고, 예고편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욕조 속 뱀장어까지.

 

하지만, 영화는 예고편과 시놉시스에서 알려주지 않은 지저분하거나, B급스런 옛 이야기를 들려준다. 알프스의 고성이 간직한 끔찍한 이야기. 순전히 물에 의존하는 정체불명의 치료법과 그 물에 사는 뱀장어의 기이한 환각성을 관객들이 깨닫기까지는 영화가 너무 길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하지만 그 단계까지 가기에 너무나 아름답고, 치명적인 장치들과 미스터리로 가득하다.

 

TV고발프로그램의 사이비 사설요양원에서 행해지는 불법 환자치료방식에서 사혈치료에 다름없는 정체불명의 치료법, 그리고 사이비 종교집단 같은 ‘우리만의 광신’까지, 영화는 보통의 호러를 넘어서는 장치와 이야기를 다루지만 관객은 비주얼과 러닝타임에 먼저 주눅 든다.

 

이 영화에 흥미를 느낄 사람은 길레르모 데 토로와 발 루튼의 작품을 찾아볼지도 모른다. 호러영화의 전통이 있는 영국 쪽 매체에서는 이 영화를 소개하다가 ‘체육관(GYM) 호러물’을 소개한다. 공포는 어디에든지 있다. 여하튼 잇몸의 공포는 <마라톤맨>에서의 더스틴 호프먼 이후 최악! 2017년 2월 15일 개봉/청소년관람불가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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