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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3세계영화리뷰

[넷플릭스] 달의 거래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7.08.19 22:17

 

 

 

[리뷰]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 “한낱 유고슬로비아가 미국 NASA에 로켓 기술을?“


 

[KBS TV특종 박재환 2017-08-17

‘유고슬로비아’라는 나라가 있었다. 소련이 무너지면서 함께 분해된 공산국가이다. 우리에겐 1973년 이에리사 등 탁구선수들이 유고의 사라예보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귀에 익은 동구권 국가이다. 유고는 ‘요시프 티토’라는 불세출의 지도자 때문에 다수의 민족들을 한데 모아 ‘유고슬로비아’라는 공동체 나라를 영위할 수 있었다. 지금은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코스보 등 여러 나라로 쪼개졌다. 그 시절 유고슬로비아의 또 다른 위대함(?)을 알 수 있게 하는 영화가 있다.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Houston, We Have a Problem!)라는 작품이다. 넷플릭스에는 <달의 거래>(감독; Ziga Virc)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꽤 흥미로운 다큐멘터리이다. 사실은 모큐멘터리이다.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라는 말은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영화 <아폴로 13호>에도 등장하는 대사이다. 1970년, 미국 나사가 ‘아폴로 계획’의 일환으로 아폴로 13호를 쏘아 올렸다. 지구에서 321,860km 떨어진 지점에 이르렀을 때 기계선의 산소탱크가 폭발한다. 창 너머로 하얀 입자가 내뿜는 것을 본 우주인 짐 러벨이 나사 MCC(미션 컨트롤 센터)에 무전으로 한 말이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였다. 이 말은 닐 암스트롱이 남긴 "작은 한 걸음이지만... 위대한 도약이다."는 말과 함께 가장 많이 회자되는 실제 대사이다. 이후 짐 러벨 등 아폴로 13호의 우주인들은 달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가 된 것이다. 이 유명한 말을 제목으로 한 것이 놀랍게도 ‘유고’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달의 거래>이다.

 

 

 

작품은 미국과 소련이 열심히 우주경쟁을 펼치던 냉전시절, 1960년대에 유고가 뜻밖의 우주개발 강국임을 보여준다. 미소경쟁에선 소련이 한발 앞섰다. 유리 가가린의 스푸트닉이 지구 궤도를 돈 것이다. 미국은 난리가 났다. 케네디 대통령은 10년 안에 우리가 먼저 달나라에 갈 것이라고 큰소리 쳤다. 어떻게? (<히든 피겨스>의 흑인여자 수학자의 힘만이 아니고 다른 플랜B가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달의 거래>에서는 놀라운 영상들을 보여준다. 유고는 이미 우주개발계획을 착착 진행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유고는 허만 노르둥(Hermann Noordung/ Herman Potocnik)이 이미 <우주여행의 문제 - 로켓 모터>(THE PROBLEM OF SPACE TRAVEL THE ROCKET MOTOR)라는 우주개발관련 노트를 기초로 로켓 연구와 개발기지(Objekat 505)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지금 미국 NASA에는 이 책 영문본이 다 올라와 있고, 구글에서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우주개발에 있어 소련에 뒤처진 미국은 유고의 우주개발계획 정보를 입수하고는 손을 내민다. 우주개발계획을 통째로 넘겨달라는 것이었다. 케네디는 티토에게 25억 달러를 준다. (지금 화폐가치로 500억 달러란다) 유고의 티토는 은밀하게 그들의 우주개발계획을 넘겨준다. 그리고 미국 달러로 유고 경제개발에 착수하고, 그 어떤 동구권 국가보다 풍요로운 나라를 건설하게 된다는 것이다.

 

티토에게서 개발계획과 장비를 통째로 넘겨받은 미국 나사는? 뜻대로 진행이 안 된다.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제대로 성공시키든지, 돈을 돌려달라고 한다. 유고는 개발자 28명을 은밀히 보낸다. 이때 미국으로 건너간 개발자는 모두 유고에서 교통사고 등으로 위장된다. 가족들도 그들이 죽은 줄 알고 있다. 신분을 세탁하고 CIA의 보호를 받으면 나사에서 우주개발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이 흥미진진한 다큐멘터리에는 ‘NGC’와 BBC다큐를 능가하는 다양한 희귀자료가 쏟아진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이 ‘페이크’란다. 지가 비르크(Ziga Virc) 감독은 “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 주려고 이 작품을 만들었단다. 실제 <달이 거래>만 본다면 깜빡 속아 넘어갈 정도이다. 꽤 그럴듯한 영상자료와 극비 기밀문서들, 케네디와 티토의 전화녹음까지 쏟아지니 믿을 수 밖에. 게다가 슬로베니아 출신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 교수도 이 영화에 직접 등장하여 ‘음모론’ 같은 ‘리얼리티’에 힘을 실어준다. <달의 거래>는 2017년 슬로베니아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밀었던 작품이다. 물론,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1960년대 유고슬로비아의 우주과학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감도 못 잡을 상황에서 <달의 거래>를 본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 영화와는 별개로 문득 그 생각이 든다. 북한의 김정은이 핵 기술과 로켓 기술을 포기하고 그것을 아예 통째로 한국에 넘길 때 얼마의 댓가를 요구할까. 이건 실제적인 문제 같다! (KBS미디어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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