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제국의 부활] 식스팩, 섹스, 그리고 스파르타 (노암 머로 감독 300: Rise of an Empire 2014)

2014. 3. 9. 20:32미국영화리뷰

반응형

012345678

(박재환 2014.3.9) 8년 전 웃통을 벗어 제친 식스팩 전사들의 ‘간지’ 철철 넘치던 영화 ‘300’의 속편이 개봉되었다. ‘300’은 ‘그래픽 노블’이라는 말을 대중화시킨 프랭크 밀러의 만화를  잭 스나이더 감독이 핏빛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었다. ‘300’은 판타지 그 자체였다. 스파르타 전사들의 복근에서 느낄 수 있는 인체미학에서부터 넘쳐나는 스톱모션이 창조해낸 근사한 액션씬까지.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300명의 스파르타 전사들은 모두 장엄한 죽음으로 영화는 끝났었다. 이 영화에서 묘사된 페르시아 대군과 스파르타 300전사가 펼친 테르모필레 협로의 살육전은 기원전 479년에 일어났던 일이다. 확실히 그 전장에서 스파르타의 전사들은 다 죽었다. 지휘자까지. 그럼 속편은 어떻게 만들까. 궁금했다. 누가 나오는지, 식스팩은 여전한지에 대해서도. 지금은 경제가 휘청거리고 나라 자체가 엉망인 그리스의 2500년 전은 저랬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300: 제국의 부활’이다.


육박전 다음은, 해전   
이번에 새로 나온 영화 ‘300:제국의 부활‘은 테르모필레 전투 그 이후의 이야기만 담은 게 아니다. 그 앞선 전투이야기도 함께 풀어나간다. 10년 전.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은 호기롭게 대군사를 이끌고 바다를 건너 그리스를 침공했다. 그런데 아테네의 영웅 테미스토클레스가 쏜 화살을 맞고 배 위에 죽는다. 다리우스왕은 죽으면서 아들(크세르크세스)에게 극적인 유언을 남긴다. “오직, 신만이 그리스를 벌할 수 있다”고. 여기서 제우스가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에 원한 맺힌 여자 ’아르테미시아‘는 크세르크세스에게 ‘신왕’이 되라고 부추긴다. 그리고 그는 정말 신과 같은 존재, 신왕이 된다. 그리고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그리스를 정벌하기 위해 다시 나선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그리스. 당시 그리스는 여러 개의 도시국가(폴리스) 상태였다. 10년 전 화살 한방으로 페르시아를 쫓아냈던 테미스토클레스는 도시국가들에게 힘을 합치자고 호소한다. 염치없게도 스파르타의 고르고 여왕에게까지 달려가서. 이제, 식스팩 스파르타의 300전사 없이, 테미스토클레스는 ‘빈약한 몸매지만 애국심만은 훌륭한’ 시민군을 이끌고 복수심에 활활 불타오르는 아르테미시아와 신왕 크세르크세스 왕의 페르시아 침략군단에 맞서 싸운다. 에게 해에서, 그리고 살라미스 해협에서.


그 옛날 에게 해에서는
전 지구적 운명을 둘러싼 세기의 대회전(大會戰) 같아보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전쟁의 범위는 에게 바다에 국한된다. 지금의 그리스와 터키가 마주한 바다이다. 2500년 전에는 로마가,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이, 그리고 (터키 쪽의) 페르시아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싸울 때의 이야기이다. (중국은 춘추시대, 그러니까 공자의 말년에 해당하고, 한국은 고조선에 해당한다.) 전편에서 보여준 잔혹한 페르시아, 그리고 그리스의 훌륭한 민주적 시스템에 대한 일방적 묘사는 비난을 많이 받았다. 할리우드 영화가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편협한 서구적 역사시각이란 것이다. 어쩌겠는가. 할리우드의 머리가 그것밖에 안 되는데.  속편에서도 그런 시각은 여전하다.  그러나 전편 ‘300’이 미국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수익을 챙겼으니 노골적으로 한쪽 편을 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나저나 관객들은 스파르타의 300영웅들 말고는 ‘머시기클레스’니 ‘거시기로스’니 하는 이름의 그리스, 혹은 아테네 영웅에 대해 그다지 동질감을 느끼진 못할 것이다. 오히려 크레스크세스의 엑조티즘이나 , 아르테'머시기’라는 여자의 카리스마에 더 매료될 것이다. 이 영화는 제럴드 버틀러가 빠진 자리를 에바 그린이라는 여배우가 채운다. 물론 영화에서 처음 등장할 땐 ‘레드 소냐’의 브리짓 닐슨처럼 B급 영화의 C급 여배우로 쳐다보다가 ‘그 유명한 선상 섹스 장면’을 거치며 나마지 남자 출연자들을 모두 초라하게 만들어버리는  카리스마를 자랑한다. 이 섹스장면도 개연성 제로이다. 마치 1980~90년대 충무로영화에서 ‘지방극장업자들 입맛에 맞추기 위해 한 장면 집어넣는 베드씬’같은 한심함이 남는다.

오히려 이 영화는 고대 그리스 역사를 공부하고 싶거나, 고대 전쟁사에 관심 있는 학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줄 것 같다. 미국 식민지시대 영불전쟁과 남북전쟁 당시를 다룬 영화를 보면 구식 총을 들고 일렬횡대로 적과 맞서 싸우는 전법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전쟁사가들은 당시 전투가 실제로 그런 모습이었다고 고증한다. 2500년 전, 칼과 창이 대세였던 그 시절, 실제 어떻게 용감하게 싸웠는지는 ‘영화적 상상력’의 공간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에서 울돌목에서 명량대첩 대승리를 거뒀듯이 이들도 작전이란 것을 세우고, 전술이란 것을 펼치고, 전사의 용감함이란 것을 보여준 셈이다.


영화는 잭 스나이더의 ‘300’과 미드 스파르타쿠스(특히,무삭제판!)가 돌파한 잔혹 영상미학의 현 주소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사지절단 스펙터클, 스크린을 흠뻑 적시는 선혈. 그것도 순간스톱모션을 적극 활용하며 임팩트있게 말이다! 그러니, 이런 영상에 자신 없거나, 짜증나는 사람은 다른 영화를 보시길.


오우삼의 삼국지 적벽대전 1편도 아니면서, 막 대회전이 펼쳐지려고 할 때 영화는 서둘러 끝난다. 살라미스 해전의 스펙터클 전쟁씬을 구경하려면 또 다른 속편을 기다려야한다는 것이다. 그때는 정말 에게 해가 붉게 물들 것 같다.  (박재환 2014.3.9) 

 

300: Rise of an Empire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Jump to navigation Jump to search 2014 film directed by Noam Murro 300: Rise of an Empire is a 2014 American period action film[6][7] directed by Noam Murro. It is a sequel to the 2006 film 300, taking place before, du

en.wikipedia.org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