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위 댄스] 댄서의 순정, 아저씨 버전
일본영화리뷰 2008/02/19 12:36 |[Reviewed by 박재환 2000-5-9]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96년도 작품 <쉘 위 댄스>가 한국 극장가에 내걸린다. 재작년 말 일본영화가 합법적으로 국내에 소개되면서 구로사와 아키라 작품같이 무겁기 한량없거나, 키타노 타케시처럼 '한' 예술하는 영화들에 잔뜩 주눅든 국내 일본 영화팬에게는 그래도 올해부터는 조금은 가볍고, 조금은 경쾌한 일본 영화를 맘껏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러브레터>나 <사무라이 픽션>같은 일본영화는 우리나라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일본 영화에 대한 어떤 편견을 깨주는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될 일본영화도 그러한 파격과 동참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한 춤바람난 중년의 샐러리맨을 통해 인생의 숨겨진 재미와 아슬아슬한 외도의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물론 이 외도는 신나는 외도이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은 1984년 <변태가족 형의 새 각시>라는 핑크무비로 데뷔하였다. 핑크무비란 일본에서 유독 인기있는 영화의 쟝르로 일종의 저예산 AV(어덜트 비디오)이다. 이런 영화는 그저그런 관람층의 기호를 끌고 말 영화이지만 <변태가족...>은 매니아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작품이며 메이저 영화사의 주목을 끌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그 후 수호 마사유키 감독은 이타미 쥬조 감독과 함께 일을 하게 되고 89년에 <팬시 댄스>로 극장용 영화의 감독을 맡아 화려한 정식데뷔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일부 매니아층에게 <쉘 위 댄스>와 <시코 밟아버렸다>로 상당한 인기를 이미 갖고 있다. 일본의 흥행감독으로 부상하게된 것은 그의 영상이 깔끔하고, 누구나 보아도 공감할만한 인간적인 매력이 영화 캐럭터에서 풍겨나오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직장에서는 능력있는 중견 간부로, 집안에서는 책임 있는 가장으로 자신의 지위와 명예를 한껏 유지하던 스키야마(야쿠쇼 코지) 아저씨가 어느날 갑자기 혼란에 빠지게 되면서 관객들은 즐거운 외도와 신나는 춤바람의 세계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그가 언제나처럼 만원전철에 실려 교외의 집으로 돌아갈때 전철역에서 바라다 본 한 사교 댄스 학원의 창문에 기대선 한 여자의 청순한 모습에 그만 마음을 빼앗겨 버리는 것이다. 그날 이후 그의 인생은 그만큼 아름다워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만큼 바빠지게 된 것이다. 그는 수요일이면 그 학원에서 댄스 스텝을 배우고, 주말이면 사교 댄스 클럽에 참가하여 중년의 인생의 재미를 만끽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가 이쯤 진행되면 관객들은 이 아저씨의 신나는 '무용'담에 전적으로 편승하게 된다. 그래서 제발 저 예쁜 댄스 강사와 함께 한 부르스 추게 되기를 희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 집안에 코옥 쳐박혀 있는 토끼(?)같은 아내는? 그 아내는 한 평생 남편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부터 활기를 되찾고 언젠가부터 풍기는 와이셔츠의 여자 향수에 잠못 이루는 밤들이 시작된다. 순전히 한 남자가 춤에 빠지면서 이제 한 가정은 온통 복잡미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해 주는 것은 조연진들의 빛나는 연기이다. 특히 대머리 아오키 역의 다케나카 나오토의 즐거운 연기는 관객들을 무한대의 즐거움으로 몰아넣는다. 직장에서는 못난 사원 하나쯤으로 치부되지만 밤이면 신나는 댄서의 황제가 되는 그의 꿈은 기묘하게도 샐러리 맨의 대리만족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이 영화는 미라맥스에 의해 미국에 소개되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감독은 영화란 것이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여러가지 색깔을 가진다고 했다. 자신이 슬픈 의도로 찍은 장면일지라도 어떤 관객이 그 장면에서 웃으면, 그 영화는 코미디가 된다고 했다. 그런 식으로 100명의 관객이 한 영화를 보면 백 가지 영화가 되는 셈이라고 했다. 이 춤바람난 영화를 보고 댄스 교습소로 가든, 사설 탐정소를 찾아가든, 아니면 귀가시간을 한 시간 앞당기든 그것이 바로 이 영화에 대한 영화수용자의 지극히 자연스런 선택일 것이다. 미국의 모 영화처럼 중년이 십대 딸의 여자친구에게 빠지든, 댄서에 빠지든 분명한 것은 그만큼 현재의 자신의 삶이 지루하고, 무미건조하며, 일탈을 꿈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내여, 지친 남편에게 '동충하초'를 사다 줄것이 아니라 함께 춤을 춰 줘라... "Shall We Dance?"
Shall We ダンス?(1996)
감독: 수오 마사유키
주연: 야쿠쇼 코지, 쿠사카리 타미요, 타케나카 나오토, 와타나베 에리코
한국개봉일: 2000년 5월 13일
'일본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담포포] 라면의 생명은 국물 맛이다. (0) | 2008/02/19 |
|---|---|
| [자살 클럽] 미친 짓거리에 대한 푸닥거리 (1) | 2008/02/19 |
| [그 남자 흉포하다] 나쁜 경찰 (0) | 2008/02/19 |
| [소나티네] 야쿠자 대부 (1) | 2008/02/19 |
| [수라 유키히메] [킬 빌]의 원형 일본영화 (0) | 2008/02/19 |
| [쉘 위 댄스] 댄서의 순정, 아저씨 버전 (1) | 2008/02/19 |
| [마지막 사랑, 첫사랑] 상하이에서의 일본남자+중국여자 (1) | 2008/02/19 |
|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ラヂオの時間 (0) | 2008/02/19 |
| [철도원] Japanese Sense (0) | 2008/02/19 |
| [박치기] 낯선 멜로디, 낯선 로맨스, 낯선 조국애 (2) | 2008/02/19 |
| [나라야마 부시코] 이키루!제목 (2) | 2008/02/19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청초한 모습의 처자에게 반하게 되는 그 마음이 또한 순수하다.....인간적인 샐러리맨의 스릴 넘치는 일탈의 순간들이 재미있게 다가 왔습니다...조연의 함박 웃음도 유쾌한 시간을 주더군요.......잔잔한 호수위에다 가벼운 돌 수제비를 뜨는 그런 기분의 작품이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도 해봅니다......늘 말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