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 (F.스콧 피츠제럴드 원작소설)

2009. 2. 16. 10:36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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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

  올해 아카데미에 작품상을 포함하여 무려 13개나 후보에 오른 작품이 바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작품이다.  상영시간이 166분에 달하는 대작이다. 어제 영화를 보고, 오늘 원작소설을 읽었다. 소설부터 잠깐 소개한다.

  <위대한 게츠비>의 작가 F.스콧 피츠제럴드는 미국의 ‘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장편 5편과 단편을 100편 이상 썼다. 그 많은 단편 중 하나가 바로 이 작품이다. 원제목은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사건(경우)>이다. 보니 꽤 많은 출판사에서 이 작품이 번역 소개되어 있다. 내가 본 것은 최신번역판인 <<문학동네>>(김선형 번역본)이다. 한 50페이지 정도 분량이다. 나처럼 영화를 먼저 본 사람이라면 선 자리에서 바로 완독할 만큼 술술 읽히는 작품이다.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 브래드 피트의 매력을 잠깐 뒤로 하고 책을 소개한다)

  시대적 배경은 1860년에 시작한다. 여전히 노예시장이 존재하는 미국. 사업가 로저 버튼은 병원으로 달려가서 막 태어난 자신의 아이를 마주하게 되면서 분노와 공포를 느끼게 된다. 갓 태어난 아기의 얼굴이 70넘은 노인의 얼굴이었고 자신에게 내뱉은 첫 말이 울음소리 대신 “당신이 네 아버지인가?”라는 말이라니. 그리고 이 늙은 아이 벤자민 버튼은 점차 나이 들어가면서 젊어지고, 어려지기 시작한다. 벤자민은 학교를 가고, 군대를 가고, 결혼도 하고, 사업도 성공하고.. 그런다. 마지막은 어떻게 될까.

  너무 많은 이야기와 너무 자세한 세월의 변화를 보여주는 영화와는 달리 소설은 ‘단편소설’답게 벤자민의 특이한 케이스를 간단간단하게 언급할 뿐이다. 소설을 다 읽은 후에 드는 생각은 마치 필립 K.딕의 단편 <마이너리티 리포트>을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로 옮긴 것 같이 원작의 묘미를 벗어나지 않지만 원작의 감흥과 재미를 고스란히 살렸다는 느낌일 것이다.

 사실, 원작소설에서는 인생의 관조나 상황의 기이함이 전하는 문학적 감동은 덜하다. 대신 영화적 상상력과 감흥의 소재를 제공했으니 읽을 볼만한 가치는 있는 셈이다.

참, 벤자민과 결혼하는 여자의 이름은 '힐데가드 몬크리에프'이다. 이름이 너무 낯설고 '외국스러워서인지' 영화에선 데이지로 바뀐다. 물론 피츠제랄드의 <위대한 게츠비>의 여자 이름이다.

피츠제럴드는 이 작품을 1921년에 썼다.   (박재환 2009-02-16)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스콧 피츠제럴드(1922) [위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short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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